[미술칼럼] 박정수의 뒷방이야기-돈 안드는 이미지 마케팅
[미술칼럼] 박정수의 뒷방이야기-돈 안드는 이미지 마케팅
  •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2.05.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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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이 작품 어때요. 격이 높죠!’라고 인기드라마 주인공의 말 한마디면 그 작품을 그린 작가는 지금보다 나은 스타반열에 오를 수도(?)있다. 뉴스직전의 광고보다 히트하고 있는 드라마의 간접광고비가 더 소중한 시대다.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노출 빈도의 중요도가 높다.

누군가 능력 있는 화가가 있다면 텔레비전 드라마의 간접광고를 제안해 본다. 주인공이 지나가는 집 배경의 작품에 그치지 말고, 소파 위를 장식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3층 이상에 걸려있는 간판은 가게 주인과 그 집을 찾아야만 하는 ‘의무손님’외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지나가다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듯이 미술관계자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을 제외한 보통의 사람들은 그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드라마 간접 광고에는 주인공이 한마디씩 한다. ‘냉장고 새로 산건데 얼음이 그냥 나와~~’라는 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 있는 드라마 작가와 친해봄직도 하다.

현대사회는 작가마케팅보다는 작품마케팅 시대다. 작가는 신비감으로 뒤에 묻혀도 좋다. 과거에는 전시한번 할라치면 신문광고나 기사가 가장먼저 걱정이었다. 텔레비전 뉴스시간에 5초만 노출되어도 방문인구가 달라지고, 신문에 껌 기사만 나와도 스크랩하던 시절도 있었다.

주요 신문의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문화면이 할애되었다. 명함크기 기사에 20만원 손바닥크기에 70만원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보도자료 역시 우편발송보다 직접 만나서 전달하였다. 신문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말 그대로 복불복이었다. 주요 기사는 돈이었고, 나머지 복불복은 껌 크기 기사가 전부였다. 전시제목과 전시장소 전화번호만 노출되어도 미술애호인들은 그것을 들고 전시장을 찾았다.

지금은 너무나 달라졌다. 달라졌다기 보다는 완전히 딴 세상이다. 전시홍보에 돈들일 필요가 없다. 언론매체관련 일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하면 욕먹기 딱 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칼럼 쓰고 있는 서울문화투데이 대표에게도 한칼 맞을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할 말은 하고 가자.

신문을 구독하더라도 자전거나 밥솥, 그것도 부족해서 현금을 주어야 구독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9시뉴스 직전에 하는 광고가 가장 비쌌다. 뉴스만큼은 고정 팬이 있었고 채널을 바꾸지 않았다. 일반의 사람들이 자주 접하는 매체는 인터넷으로 바뀌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간다.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제공되는 일방적 정보에서 해방되고 있음이다.

과거에는(지금도 그러하지만) 미디어와 기계를 장악하면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정보를 지닌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구글의 검색, 페이스북의 이미지, 트위터의 신속한 정보전달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이미지를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블로그를 활용하여야 한다.

정보제공자가 경제적 이익을 취해야 마땅하지만 한 작품의 이미지를 수많은 이들이 수용해주어야 하나의 원작이 비싸지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 정보전달 미디어다. 네이버와 다음, 파란에 블러그를 개설하여 자신이 지금까지 활동해온 모든 정보를 천천히 수록하자. 이것을 수용하여야만 힘을 갖는 많은 포털사이트가 있고, 검색하는 구글이 있다.

‘나는 문자도 못하고 e-mail도 못해’하던 원로 작가님들도 지금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나는 슬라이드 필름만 고집해’하던 중견 작가님도 몇 번 욕을 드시더니 데이터로 작품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