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 2 - 정보가 곧 가치
[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 2 - 정보가 곧 가치
  •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5.02.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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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그림 잘 파는 방법은 화랑이나 화랑 종사자들의 몫인 경우가 더 많다. 물론, 미술가가 직접 그림을 잘 파는 이들도 많지만 이들이 직접 나설 경우에는 판매량과 수단의 흥행이 채 10년을 넘질 못한다.

세상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기본이 있다. 예술가는 예술작품을 만들고 예술관련 종사자는 예술작품을 유통시키고 일반인들 중에서 잘살거나 돈 많이 벌고 싶은 이들이 예술을 소비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미술시장은 오늘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활황이고 누군가에게는 불황이다. 모든 예술가, 모든 예술관련 종사자가 일시에 불황이면 전쟁중이거나 이미 세상은 망했다. 그런 일 잘 없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예술품관련으로 현금이 오가고 있다. 현금이 오가는 그곳의 예술작품은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잘 팔리고 잘 팔리지 않고의 문제는 가치문제다. 가치(價値)는 값어치가 아니다. 가치는 쓰임새이며 쓸모를 말한다. 자신의 작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팔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지 않았거나 쓸모가 없음이 분명하다. 

‘먹히는 작품’, ‘먹히는 얼굴’이라는 말을 곧 잘 한다. 음담패설로 오가는 의미의 ‘먹힌다’가 아니라 여기서 말하는 ‘먹힌다’는 쓸 곳이 있다는 의미다. 먹히는 작품이라는 것은 사회구조 혹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쓸 곳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적당히 돈이 많은 이들은 ‘사 준다’는 명목으로 장식을 위해 미술품을 구매한다. 미술품이 우선이 아니라 자신의 과신과 위신과 체면을 먼저 생각한다. 예술작품의 쓸모는 장식을 포함한 정신의 영역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나 미술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이 돈을 벌지 돈 번 이들이 문화예술에 집중하지 않음이다.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장식하기 위해 수천만원, 수억이 넘는 미술작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잘 팔리게 하는 미술품은 어떤 유형이나 유행을 좇지 않는다. 이우환이나 천경자의 작품이 잘나간다고 그들의 선이나 점, 여자얼굴과 뱀을 따라 그린다고 될 일 아니다. 그것에는 미술가의 연륜과 철학과 정신이 우선된다. 따라쟁이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서 판매할 일이다. 미술품은 같은 그림이 두 점일 경우가 거의 없다. 때마다 먹히는 얼굴이 되기도 힘들다.

작품이 조금 팔린다 싶으면 위작이나 모작이 반드시 등장한다. 터미널이나 휴게소에 자신의 작품과 거의 흡사한 것이 등장하였다면 이미 유명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 이다. 위작이나 모작으로 이해되고 주장하고 대응하는 이들은 적당히 유명한 이들이다. 우리사회에서 그러한 미술품이 먹히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럴 때 미술품이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관건이다. 자신의 작품에 무한의 이야기와 역사를 담아야 한다. 최초가 최고가 아니라 최고가 최초가 되는 형국이기 때문에 최고의 역사와 최고의 정보를 심어야 한다.

사람 이야기가 최고다.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서 발생한 인생역정과 살아갈 미래에 대해 시각언어로 보여주는 일이다. 사물에 대한 재현이나 경치 좋은 곳에서 심신을 수양하는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심신을 수양하더라도 어떻게 혹은 무엇을 위하여 어떤 의미나 목적을 가진 수양인가가 표현되어야 한다.

세상은 무한의 정보로 움직인다. 글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어떤 의미 있는 모양이 우선이다. 이것을 이미지 언어라 한다. 이미지 언어에는 정보가 있다. 글자로 만들어지기 이전이라면 현재의 정보가 아니라 미래의 정보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올지도 모르는 묘한 상태의 정보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이미지 정보 시각화를 ‘창작’이라 말한다. 누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가에 고민을 집중하여야 한다. 정보가 곧 가치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