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험악한 세상 어떻게 살래?_과거가 미래다.
[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험악한 세상 어떻게 살래?_과거가 미래다.
  •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6.05.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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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언제나 새로운 세상은 도래한다. 어제와 다르고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조화로움과 불협화음이 공존하고, 과거를 지키려는 사람들과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이들의 대립과 화합이 거듭되면서 오늘이 만들어진다. 세상은 늘 변하고 있는데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미술계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고, 비자금 파동과 비리의 상품이라는 이야기들이 미술시장을 흔들고있다. 조영남의 대작사건이 창작의 세계를 흐려도 창작의 고통과 영혼을 매매하는 예술인들은 여전히 굳건하게 오늘을 살아간다. 한편으로는 사촌이 땅을 사면 앞도 뒤도 없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본인의 말을 듣기도 전에 이미 세상은 그에게 중죄에 가중처벌까지 가하고 있다.

변명도 변호도 필요치 않다. 이제는 대중스타의 작품 판매가 문제시 되는 것의 본질을 이해하여야 한다.

예술은 과거의 흔적을 중심으로 현재를 정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다. 과거의 흔적 없이 현재의 상태가 예술의 전부인 냥 취급되면 미래는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 다른 입장으로 접근해 보자. 어떤 대형 미술제나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 예술 감독이 필요하다.

예술감독은 지금의 시민 이벤트나 언론의 주목을 위한 반짝 아이디어맨이 아니다. 사회문화를 책임질 중요한 자리다. 그래서 예술감독의 과거 행적이 중요하다. 과거의 행적을 중심으로 지금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래서 그의 행적에 따른 미술제의 미래가 예측 가능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주변을 살펴보면 현재의 명성으로 자리를 차지한다. 국립미술관이나 예술의 전당의 수장 또한 마찬가지다. 가수나 배우가 그림그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과거의 흔적 없이 현재의 명성으로 예술품이 매매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문화발전에 하등 도움 되지 않는다.

조영남의 작품 대작(代作)을 시비하기 이전에 하투작품이 생겨난 과거의 흔적을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 그의 예술관과 예술성에 먼저 시비를 걸어야 한다. 금번 대작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그렇지 않아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던 시기어린 이들의 입을 바쁘게 만들었다. 작품 세계를 살피기 이전에, 예술가적 기질보다도 그의 작품이 비싼 가격에 매매되는 것에 배가 아프고, 십수년 혹은 수십년 명성을 쌓아도 자리 잡기 힘든 미술시장에 대하 개탄이 배경이 깔려 있음이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방송인(혹은 가수)이 대중에게 알려진 이름을 이용하여 미술품 장사를 한다고 믿어오던 터에 아주 좋은 빌미를 잡았다.

사회는 고도를 기다리거나 선구자를 기대하거나 자신이 책임지기 싫어하는 무엇을 책임질 용의가 있는 누군가룰 기다린다. 그래서 의사(義士)가 필요하고 명분과 조직을 위하여 희생 가능한 누군가를 기다린다. 내가아닌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맡기고 결과를 처분하기 좋아한다.

미술시장 뿐만 아니다. 미술제가 되건 지역사회 축제가 되건 거기의 책임자를 명성으로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 이 또한 과거의 흔적이 분명하지 못한 대중스타의 작품판매와 비슷하다. 

예술이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가치를 책정할 일도 없으며, 작품이나 미술제 대한 쓰임새나 활용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입장객 수에만 집중하는 축제나 문화예술제도 필요하듯이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이들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다만, 현재의 예술작품에 대한 과거의 흔적이 가수 활동이나 방송인 활동의 과거로 대치되어서는 곤란하다.

사회는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혁신이나 갑자기 등장하는 스타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