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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 옳고 그름은 근본적으로 부정에서 출발한다
2017년 02월 16일 (목) 12:14:53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sctoday@naver.com
   
▲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해가 바뀌자마자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미심을 호도한다. 예술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표창원이라는 국회의원이 표적이 되었다. 예술가의 패러디 작품이 국회의원이 제작한 줄 착각하는 국민들도 있다. 예술작품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기 전에 한나라의 대통령의 나체를 그렸다고 호도되었다. 유명한 예술작품에 얼굴만 바꾸었을 뿐이고, 이러한 패러디는 지극히 일반적임에도 여론은 ‘나체’와 ‘여자’, ‘박근혜’라는 것에 집중되고 말았다. ‘네 마누라를 벗겨서 그려라’는 식이다.

예술가는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벗길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작품을 제작한 이구영이라는 예술가보다 이것을 유지시킨 국회의원이 지탄을 받고 있다. 웃기는 세상이다. 웃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현재에는 바른 정치도 없고 바른 비판이나 객관적 논증도 없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모호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하야라는 국제망신의 시절에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촛불과 태극기라는 대립의 각이 확장되어 간다. 대중은 무엇인가를 판단하기를 꺼려한다. 판단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대중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보다는 덜 이익이 되는 집단의 편을 들거나 약자의 상태를 옹호하기도 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촛불민심이 일어난 것은 대다수 국민을 약자로 본 거대 이익집단의 놀음에 놀아났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재의 상태를 보면 국정농단에 대한 본질은 희석되면서 태극기와 촛불이라는 대립의 각으로 대중의 민심을 몰아간다. 여기에 경제도 힘겹고, 민심도 피폐하다.

창조경제를 그렇게 부르짖었음에도 창조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없던 것을 새로 만들거나 새로운 무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것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거나 ‘아닐 수도 있음’ 혹은 ‘더 나은 무엇’이 반드시 필요하다.

창조경제를 이야기 하자면 지금의 상태를 부정하는 방법이 가장 올바르다. 조직이나 구조를 다시 만들거나 바꾸기 위한 개조(改造) 또한 지금의 것보다는 나은 무엇이 되어야 한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다는 창조(創造)는 지금 있는 것에 대해 불편이나 부정을 근거로 삼을 수밖에 없다. 

거대 이익집단은 대중들에게 무조건 수용하라 조장한다. 구체적 사실이나 부정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탄핵받는 대통령이 불쌍하여야 하고, 나라꼴이 되어가든 돈 많은 여자의 잘못된 만남으로 이해시키고 만다. 돈 받아 시위에 참가한다는 논리가 유포되고,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가 탄핵심판 중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 여기에 계엄령이 필요하다는 극적 논리가 파고들면서 판단에 대한 부정의 영역을 삭제하고 있다. 

예술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예술 활동이 있어야 한다. 예술 활동이라는 것은 사회를 기준으로 무엇을 이해하거나 알아가는 범위에 대한 정신적 판단을 말한다. 일반 시민과 예술가의 차이점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일반 시민은 무엇을 판단하기 꺼려하지만 예술가는 무엇이든 반드시 판단하여 여기 대한 가치 해석이 있어야 한다. 옳다는 것도 ‘무엇에 대한’이 필요하고 그르다는 것 또한 ‘무엇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어렵고 힘들게 시작하는 2017년 이다. 하지만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한다. 생존이 최선인 시절이다. 미술시장에서 화랑이라는 상업공간이 힘을 잃어가면서 아트페어에 힘이 실린다. 한해 처음 시작하는 대형 아트어로는 화랑미술제가 있다.

35년이라는 긴 시간을 유지하고 있는 화랑미술제에 새로운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너무 이른 생각인가? 화랑미술제는 명실상부한 한국미술시장의 기둥이다. 새로운 미술시장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말로만 ‘창조경제’를 부르짖던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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