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앙아시아 문화재 1년간 특별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앙아시아 문화재 1년간 특별 공개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05.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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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간 '로프노르 누란 출토품 보고서' 최신 연구 성과 공개, 15건 27점 무료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016년 발간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로프노르(羅布泊)·누란(樓蘭) 출토품> 보고서에 수록된 최신 연구 성과를 '특별 공개' 형식으로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3일부터 2018년 5월 22일까지 1년간 상설전시실 3층 아시아관 중앙아시아실에서 15건 27점의 전시품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 사람 형태의 막대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에 소장된 중앙아시아 문화재는 일본의 오타니 고즈이(1876-1948) 탐험대가 20세기 초 중국령 중앙아시아, 즉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지역에서 수집한 것이다. 오타니 탐험대의 젊은 승려 대원들은 고고학적 지식이나 발굴 경험이 전무했고, 설상가상으로 이들이 수집한 문화재는 일본으로 옮겨진 후 전체 내용이 정리되지 못했다. 

이에 오타니 탐험대의 수집품에 대한 조사는 출토지와 같은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시되며, 신장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문화재와의 비교 조사와 해당 문화재의 물질적 측면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조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소장된 로프노르·누란 출토품 가운데 2건 5점은 지난 2003년 개최된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역미술(西域美術)>에서 이미 공개된 바 있다. 박물관 측은 "2002년 발굴이 시작된 샤오허(小河) 묘지 출토품과의 비교를 통해 이전까지 미란(米蘭), 누란(樓蘭) 출토로 다소 모호하게 알려졌던 문화재가 샤오허 묘지에서  출토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간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로프노르·누란 출토품> 보고서는 그 후속 작업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조사 대상을 보다 확대해 투루판(吐魯番), 둔황(敦煌) 등으로 출토지가 잘못 기록되어 있는 6건 8점의 출토지 정보 오류를 수정하고 15건 27점의 개별 문화재에 대한 고고학적, 미술사적, 과학적 조사를 통해 각각의 특징과 성격을 입체적으로 규명했다. 

또한 유라시아 동서교류의 맥락에서 본 로프노르 지역의 선사 문화, 누란국(樓蘭國)과 선선국(鄯善國)의 역사, 20세기 탐험대의 수집사에 대한 개설 글을 수록하여 문화재의 역사적 맥락을 충실히 제시하고자 했다.  

이번 특별 공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했다. 전반부에서는 샤오허 묘지 출토품을 중심으로 선사시대 로프노르 지역의 문화를 소개한다. 샤오허 묘지는 실크로드 남로(南路) 초기 청동기 문화의 대표 유적으로, 인도-유럽계 인종 미라의 발견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샤오허 묘지 출토품 7건 13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2003년 특별전에 공개했던 2건 5점과 더불어 이번 연구 조사에서 샤오허 묘지 출토품으로 새롭게 밝혀진 '가죽 신발(皮靴)', '모자(氈帽)', '사람 형태의 막대(人形木杖具)' 등을 공개하고 실측도면과 함께 X-선 사진, 현미경 사진 등의 과학적 조사 결과물도 함께 소개한다. 

후반부에는 역사시대의 로프노르, 누란 지역의 문화재를 전시한다. 특히 누란국 영토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기원전 2세기-기원후 5세기 동서교역상의 주요 거점이었던 누란과 선선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한식(漢式) 제도(製陶) 기술의 영향을 받은 대접(盆), 시루(甑), 합(盒)을 비롯해 누란고성(樓蘭古城)의 건축 부재로 사용된 '나무 기둥(木柱)' 등을 선보이고 이 지역에서 발견된 해외 박물관 소장품도 비교 자료로 소개해 전시품의 이해를 돕는다. 

아시아관 중앙아시아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오는 24일에는 담당 연구사가 전시를 설명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