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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조영남과 진중권 그리고 SNS
2017년 08월 24일 (목) 21:12:57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sctoday@hanmail.net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솔비는 화가가 아니다. 그림만 그린다고 다 화가라면 아무나 화가이고 아무나 예술가가 된다. 가수 솔비가 그린 그림이 예술작품이거나 그냥 그림이거나 상관없다. 그녀의 그림이 경매회사에서 몇 백 만원하건 그 또한 화가이냐 아니냐에는 하등 관계없다. 배우 하정우는 화가가 될 수 있는 근거가 막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화가라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조금 있는 이다.

가수였던 정미조는 화가이다. 70년대 ‘개여울’이라는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그림그리기로 이름을 알리기 이전에 가수 정미조를 먼저 알렸다. 어느 것이 먼저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입장에서 지금 표현된 작품의 근원과 근거가 분명하기 때문에 이미 화가이다.

솔비가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그려질 그림의 근원과 근거를 밝힐 수 있는 다양한 그림의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 축적된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화가가 되진 않는다.

조영남은 화가다. 1973년 첫 개인전을 필두로 ‘대작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개인전을 40회 이상을 진행한다. 그룹전과 단체 기획전을 포함하면 수백회가 넘는 전시가 진행되었다. 현재의 사건(?)은 예술가냐 아니냐에 대한 재판이 아니다. 이번 재판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조영남이 직접 그린 작품으로 이해하면서 매입하였기 때문에 사기죄에 해당하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대중은 사기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보다는 조영남이 화가냐 아니냐에 관심을 둔다. 그의 작품이 예술작품이냐 아니냐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대중문화에 대한 심각한 오류를 제공할 것이며, 예술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을 야기한다. 이제는 조영남 대작 사건을 예술작품이냐 아니냐에 대한 기득권의 판단이 아니라 대작한 작품을 구매자가 알지 못하고 샀을 때 사기죄가 성립하느냐라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조영남을 옹호하면서 ‘조영남이 작품에 대해 1%라도 실행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작품을 보고 사인을 했다면 그것은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진품’이라고 하면서 조수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대미술의 현장의 모습이 어떠하고, 많은 이들이 조수를 두고 작업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보통의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문화선진국이라 함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나 대중의 관심도가 아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여타의 SNS에서는 예술의 범주가 스스로 왜곡되면서 변종이 일어난다.

판매행위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될 것인가에 대한 법적 판단임에도 예술가이냐 아니냐에 대한 비상식적인 상태로 진화한다. 진중권 교수의 현대미술에 대한 논리가 예술가도 아닌 가수의 옹호발언으로 폄훼되어 인터넷상을 떠돈다.

이러한 현상은 아무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환경과, 예술에 대한 본원적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에 답할 방법이 없다.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광범위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낯선 단어를 공통적으로 이해시킬 수 없는 영역임을 다시 한 번 이해할 뿐이다.

예술창작에 대한 자유로운 사회가 지향되어야 한다. 창작의 범주와 관련되지 않았음에도 예술의 영역이 축소되면서 창의사회로 이르는 길이 좁아지고 있다. 예술창작은 정치권력과 자본주의 구조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예술은 법률적 잣대로 규정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예술가냐 아니냐 또한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예술이란 이름으로 모든 영역에서 방종을 일삼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영남은 이미 화가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는 예술도덕이 필요한 시기다. 예술은 정치나 법률의 잣대에서 결정되는 분야가 아니다. 예술도덕은 예술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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