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한국미술계 발전 포럼2-2] "4차산업혁명, 미술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특별기획-한국미술계 발전 포럼2-2] "4차산업혁명, 미술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4.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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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장과 대안으로 뜨거웠던 토론 열기 "산업과 예술의 공유 가능"

수림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주관하는  '한국 미술계 발전 방안을 위한 포럼-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문제와 4차산업혁명시대 미술계의 방향과 전망을 중심으로' 2차 포럼이 지난 20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렸다.

지난달에 이어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미술계의 대안을 논하는 자리였으며 여러 의견들이 오가며 토론의 의미와 재미를 살렸다.

▲ 20일 열린 '한국 미술계 발전 방안을 위한 포럼-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문제와 4차산업혁명시대 미술계의 방향과 전망을 중심으로' 2차 포럼

발제를 맡은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디지털 시대는 순발성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성이 바탕이며 기술과 학습, 노동력과 자본의 필요가 없어지고 전문가와 비전문가, 창작자와 향유자의 경계가 해제됐다. 대중미술을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미술이 대체투자 상품이 되면서 산업계와 예술계가 완벽하게 공유하고 미적 가치관이 다양해지면서 1주일안에 순환되는 '마이크로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관장은 다양한 작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습을 소개하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아젠다를 가진 네트워크 전시가 비엔날레 등에서 열리고 있다. 아카이빙이 중요해졌으며 공유 미술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형 미술관과 미래형 아트 프로젝트가 갖추어야할 조건으로 기획과 운영의 순발성 확보, 조직의 유동성 확보, 장르의 확장성 확보, 새로운 아젠다 개발 능력을 꼽았다.

▲ 발제를 하는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홍가이 전 MIT대학교 교수는 "엄청 많은 정부 예산을 받는 '종합문화의 장'이 4차산업혁명 기반의 예술문화콘텐츠 여건을 조성한다고 많은 예산을 타갔느네 자세히 보면 내용이 없다. 엉터리 기획안으로 얼마나 많은 혈세가 낭비됐는가. 4차산업혁명이 유행어처럼 이야기되니까 알짜배기를 모르고 돈만 타가는 모습이 지금의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AI(인공지능)의 성공은 인간 복제와 똑같다. 인간지능에 가까워진 AI 시술의 출현을 전제하면서 그 때는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지나친 신봉은 결국 테크놀로지를 통한 유토피아를 신봉하는 것이며 또다른 지배논리의 시점에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 소장은 "사람만 몇 명 바뀌었을 뿐, 실제로 문화예술계의 변화가 없었다. 제도 정책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고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우리 미술계 지성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미술계의 이야기를 가지런히 담아내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긴요한 시대상황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 위원회에 문체부와 교육부가 배제되고 7차 교육과정에서 미술이 선택과목으로 격하됐음에도 누구도 문제제기를 안하고 있다"면서 "음악과 미술, 체육은 인성과 가장 가까이 있어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문체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켜 문화강국으로 가는 결단을 할 수 있도록 미술계부터 단합하자"고 말했다.

김형걸 Goodwill Advisory 대표는 "산업이라고 하면 자본화, 산업화, 투자의 요건이 있어야하는데 어떻게 적용을 할 것인가? 결국 투자를 이끌 능력은 기술이 가지고 있는데 기술을 가진 이들은 미술에 신경쓸 여유가 없고 어렵게 생각한다. 어떻게 미술에 응용할 지 모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술계가 오히려 산업을 이해하고 공부해서 제의를 해야한다. 산업과 과학과 매치해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검증과 AI를 통한 예측 협업으로 미술시장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덕 홍익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과 예술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과 복지, 경제적 측면으로 구분하면서 "문화예술을 돈버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향유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근시안적 교육 정책으로는 문화 감성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문화예술을 맛보지 못한 이들이 나이가 들어 은퇴 후 무엇을 해야하나. 어릴 때부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문화 향유의 기회가 주어지면 나이 들어서도 문화를 즐기며 노인 자살 등을 극복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문화예술담당 임원이 필요하다. 마케팅 수단도 중요하지만 사람들 마음의 트렌드, 흐름을 볼 수 있는 임원이다"라고 말했다.

▲ 플로어의 참석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플로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4차산업혁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술 교육의 문제 등 전반적인 미술계의 화두들이 등장했다.

특히 AI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감성까지 담아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의견이  토론에 못지않은 열기를 보여줬다.  

포럼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 발간되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218호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