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수학'을 어린이 눈높이로, 김주현 <휘어진 공간 속으로>전
'위상수학'을 어린이 눈높이로, 김주현 <휘어진 공간 속으로>전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9.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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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어린이 전시 시리즈, 공간과 형태의 상상력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은 어린이 전시 시리즈인 김주현 작가의 <휘어진 공간 속으로> 전을 내년 3월 10일까지 연다.

북서울미술관은 현대미술작가를 초청해 기초 조형 개념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어린이 전시 시리즈를 전개해왔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인 김주현은 수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시킨 다양한 형태의 조각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공간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 기둥, 2018, 280x210x235cm,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작가는 높이 2~3m 가량의 거대한 조각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역동적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평평한 벽과 바닥, 천장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구부러지고, 휘어진 공간을 직접 관찰하고, 만져보고, 경험하면서 스스로의 공간적 상상력을 발전시키려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평소 자연, 과학, 수학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가 2008년 접하게 된 ‘위상수학(Topology)’이라는 학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시킨 것들이다.

위상수학은 공간 속의 위치나 형상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위상수학에서는 크기나 모양이 다른 두 물체일지라도 위치와 상태라는 성질만 같다면 ‘위상이 같다’고 설명한다. 

어려운 위상수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예시가 도넛과 컵이다. 위상수학에서는 도넛의 구멍이 컵에 달린 손잡이가 되도록 꾹꾹 눌러서 모양을 바꿀 수 있기에, 도넛과 손잡이가 달린 컵을 하나의 구멍을 가진 같은 위상으로 본다. 

▲ 토러스, 2018, 600x580x300cm, 스테인리스 스틸, 아크릴

작가는 위상수학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해, 기존의 작업에서 직선을 마음대로 늘이고 휘고, 뒤틀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와 공간을 만들어내고. 위상수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속이 빈 도넛 형태의‘토러스(Torus)’의 전체나 일부분을 작품에 사용하면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우주공간의 다양한 변화와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한편 북서울미술관은 서울교육대학교간 업무협약으로 교대 교수·연구진이 연구개발에 참여한 워크북과 워크시트를 만들어 어린이와 동반 보호자가 전시를 관람하며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