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 통한 과거사의 현대적 반추, 금혜원 개인전 <섬호광>
오래된 사진 통한 과거사의 현대적 반추, 금혜원 개인전 <섬호광>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10.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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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아트 스페이스 풀

금혜원 개인전 <섬호광>이 오는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열린다.

전시는 작가의 외할머니가 작고하기 전 그간의 삶을 회고하며 쓴 6권의 노트를 출발점으로 한다. 해방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월남을 해야했던 외할머니의 여정에 지난 2년간 조사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상념들을 이야기에 넣어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자전적 소설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전시장에 놓아두는 대신, 공간 곳곳에 '목소리'로 숨겨둔다.

▲ 가족사진_1974 부엌,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2018

작가는 물려받은 오래된 사진을 통해 과거사의 현대적 반추를 시도한다. 익숙한 듯한 회색조의 사진이지만 작가는 사진에서 인물들을 지워내고 빈 곳의 배경을 천천히 복원시킨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소환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연결, 그 둘의 유기적 관계이며 소설 속 사잔에 관한 작가의 단상과 함께 지난 시간에 대한 현재적 질문임을 암시한다. 

독립적이지만 서로에게 긴밀하게 간섭하고 이끌며 성장해나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잊혀진 역사를 새롭게 독해해나가며 발견된 것들에 대한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