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에 세워진다
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에 세워진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11.08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립 방안 발표, '라키비움' 형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국립한국문학관'이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에 세워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한국문학 유산 및 원본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제공할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 부지로 서울특별시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면서 "그간 난관을 겪었던 부지 문제가 해결되면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 국립한국문학관 부지 전경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설립하기 위해 2018년 5월에 문학․도시설계․건축․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설립추진위원회 아래 건립운영소위원회, 자료구축소위원회 등 2개 실무소위원회를 두어 국립한국문학관의 위상과 역할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자료 수집·정리와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설립추진위원회와 산하 건립운영소위원회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해 문학진흥특별전담팀(TF)과 문학진흥정책위원회에서 제시한 5개 기준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에 평화와 상생의 가치를 높이고 통일문학사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상생․평화지향성’ 기준을 추가한 6개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했다.

은평구는 접근성,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평가 기준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점,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평가되었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은평구는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은평한옥마을과 진관사, 사비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기록원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2021년 통일박물관과 故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은평구청은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해 기자촌역을 설치하고, 그 지하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 기반(플랫폼) 광장으로 조성하는 등 최적의 문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어 국립한국문학관의 설립 방안을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유실․훼손되고 있는 한국문학 유산과 원본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시․교육․체험 기능을 수행하는 라키비움(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공간)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나라 안팎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총망라하여 수집·보존하며 오프라인 전시 외에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문학관의 기능을 구현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문학관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연면적 14,000㎡ 내외를 수장고 및 보존․복원 시설, 전시 시설, 교육 및 연구 시설, 열람 시설, 공연장 및 편의 시설 등의 세부 시설로 구성하고, 2022년까지 608억 원(건립 518억 원, 자료 수집 9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지난 8월 서지학의 권위자이자 국내 대표 문학 자료 소장가로 알려진 故 하동호 교수의 도서 3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 기증 자료에는 채만식의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탑> 초판본 등이 포함되어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채만식 <탁류>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는 "부지 선정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자료구축소위원회를 통해 국립한국문학관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축하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원로 문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증 운동을 펼치고, 문학 자료의 수집과 보존의 중요성을 환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1월 1일부터 시작된 자료 공모 구입과 함께, 경매 구입, 기탁, 유관 기관과의 자료 공유 등 수집 경로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수집된 자료는 원문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온라인 전시,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누구나 쉽게 자료를 감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계기로 지역 문학관을 지역의 문학 진흥을 위한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문학관별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2018년, 29개관)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 배치를 지원해 문학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할 즈음에 권역별로 주요 지역 문학관을 (가칭) 거점형 문학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거점형 문학관은 국립한국문학관과 공동 연구 및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권역 내 지역 문학관과는 공동 수장고 구축과 공동 활용 등의 기능을 수행해 지역 문학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허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문학관 상주 작가 배치 지원, 소장 자료 보존 및 복원 지원,  문학관 건립 지원(2018년 1개 문학관 6억 원)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