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유네스코 등재를 위한-‘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②
[특별기획]유네스코 등재를 위한-‘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②
  • 김은경 기자
  • 승인 2018.11.0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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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기간 하루빨리 앞당겨야, 선행 조건은 자치마을 ‘낙안읍성민속촌’으로, ‘관리’사무소는 ‘지원’업무로 개편해야

<1편에 이어서>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003 

◇성기숙, 낙안읍성 '동편제소리 맥'이어가는 송만갑 로드 등 전통문화콘텐츠 활용해야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낙안읍성 전통문화콘텐츠 활용과 관광객 유치 방안'을 내놓기 앞서 낙안읍성의 역사를 살펴보는것을 전제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낙안읍성이 갖고있는 유무형적인 문화 역사를 토대로 문화콘텐츠를 끌어내어야 한다는 골자로 유·무형적 자산의 콘텐츠화를 제시했다.

첫째, 낙안군과 낙안읍성이 기록된 지리지 등 고문헌은 약 6종에 이른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1454년)을 비롯 각 시기별 낙안읍성이 기록된 지리지 분석을 통해 낙안읍성의 변화에 대한 시기별 추이와 그 특성을 파악하여 전통문화콘텐츠 활용에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둘째, 낙안읍성 전통문화콘텐츠 활용방안으로 유교식 문묘제례의 콘텐츠화를 들었다.낙안읍성과 연관이 깊은 임경업 장군과 김빈길 장군에 대한 재조명을 주문하며 이들을 위한 제례의식에 문묘악무를 활용할 것.

셋째, 체험프로그램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화로 낙안읍성의 역사와 문화재, 관련 유물 및 관광자료 등은 교육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일 필요성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넷째, 동편제 판소리의 콘텐츠화 강화. “순천에는 매년 정월이면 순천감영에서 순천대사습이 열렸다. 동편제의 시조 송만갑이 낙안출신이라는 점은 낙안읍성의 무형적 자산의 활용가능성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동편제 소리의 맥은 (현재 순천에 거주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예능보유자송순섭 명창으로 이어진다. 낙안읍성은 대한민국 국창으로 통하는 송순섭 명창을 모셔서 동편제 판소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을 한 판소리 전문전통공연장이 들어선다면 낙안읍성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밖에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동편제의 발원지 ‘송만갑 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도 성교수는 중고제의 고장인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콘텐츠 개발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최하경, 숭고한 전통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인성교육 등 문예투어리즘으로 연계해야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최하경 KHS전통문화진흥원 회장은 성교수의 발제에 더해 "‘청소년들에게 충과 효를 중요시 했던 우리의 숭고한 전통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인성교육 - 선비생활 따라 하기 제례종약 따라 하기, 향교에 입교 하루 선비 교육 프로그램, 낙안들판 농산물로 요리해 웃 어른들과 같이 식사하며 배우는 밥상머리 교육 등을 문예투어리즘으로 연계하여 실행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문화재청의 ‘한문화재 한지킴이’ 프로그램이 있는데, 현재 낙안읍성은 지정단체가 없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낙안포럼’과 함께 ‘한지킴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입시 시험출제로 현장에 참석을 못한 성기숙 교수를 대신해 성교수의 발제문을 이날 심포지엄의 모더레이터인 이은영 낙안읍성 사무총장(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대표)가 정리해 전달하고 있다. 좌측은 토론자인 최하경 KHS한국전통문화진흥회장.

◇김오연, 지역주민 중심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활성화로 자치마을 운영 내실 기해야

낙안읍성 자치마을재정, 재정자립 및 주민복지 정책방향에 대해 김오연 대표는 “낙안읍성이 전시행정에 의해 원형이 많이 훼손되고 주민들은 문화재 보존이라는 법 앞에서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안락하고 편안한 주거생활의 제약을 받는 모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며  “예를 들어 ‘낙안읍성보존회’ 같은 주민자치 조직이 재산을 소유함으로써 정부행정 보조금 의존도를 줄이기도 하고, 주민세, 입장료 수익금, 식당운영 수익금 등 다양한 사업수익금을 스스로 집행할 권한을 가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있다. 이처럼 주민들에게 많은 권한을 줬을 때,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도 가능해 질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마을공동체 안에서 모든 문제는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자치마을이 만들어 져야하고, ‘낙안읍성보존회’같은 주민자치단체 중심으로 입장료 수입관리를 하고 또한 주민을 위한 사업에 수익금의 사용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때, 자체감사 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내(城內) 휴업중인 3호점, 4호점 식당의 경우도 먼저 ‘낙안읍성보존회’같은 지역주민 단체에게 운영을 맡겨 내실을 기하고 1호점, 2호점도 지역주민에게 기회를 점점 확대하고 주민들 스스로 연구개발한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낙안읍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경제를 활용하여 낙안읍성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활성화하여 지역주민의 자치마을 운영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면서 “순천시의 승인을 받은 마을기업이 있으나 대부분 외지인들로 구성되어 있고, 낙안읍성 주민들이 외면하고 있는데 자기들 배만 불리는 상업적 조직 같은 것은 자치마을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제4주제 발제자인 김오연 대표(좌측)과 토론자인 허유인 순천시의회 운영위원장.

◇허유인, 재정자립과 주민복지 정책 더 강화해야

허유인 순천시의회 운영위원장은 김오연 대표의 발제에 동의하는 동시에 낙안읍성의 재정자립 및 주민복지 정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앞서 발제한 류연석 교수의 제안 중 낙안읍성관리사무소 명칭 개정과 사무소의 조직 개편 등은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관으로 이 부분을 심도 있게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사무소를 부시장 직속으로 두는 방안도 모색해 볼 만하며 조직 축소에 있어 과에서 팀으로 행정 격하되는 부분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와함께 주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민들의 복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허 위원장은 "자치마을을 위해서는 최근 대세인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을 전 주민이 참여하는 광장 총회를 통해 대표나 위원들을 뽑고 의안을 결정하면 좋겠다"라며 마을 자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일중, 자치마을로 가면서 전문가로 구성된 보존재단이 뒤받침할 필요

종합토론에서 박일중 시인(자유여행가)은 "앞서 낙안읍성 말고도 우리나라 국토 여기저기에 공무원 특히 지자체 최고 관료들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는 곳이 많다"라 면서 대표적인 예로 오래전부터 엄청난 양의 해사를 일본에 팔고 있는 옹진군과 똑같이 해사를 채취하겠다고 현재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태안군의 안면도 삼봉해수욕장에 가면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그 많은 울창한 해송을 베어내고 화장실을 지은 것을 예로 들었다. 이렇게 공무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므로  "공무원들은 이번을 계기로 낙안읍성에서 모두 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조직을 남겨 놓으면 어느 사이 슬그머니 공무원들이 점점 늘어나 지금과 같이 주민들 위에 군림하거나 주민들을 이간시키는 상황이 또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공무원은 축소해서 예전 같이 시청에 근무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낙안읍성 공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의 생리가 시키는 업무만 주로 하다보니 전문성을 가지기 힘들다.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하면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면서 낙안읍성관리사무소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들었다. 낙안읍성 연못의 구조변경으로 인해 연못을 썩게 만든 것을 비롯 서문 뒤편에 있던 대나무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알지 못해서 다 잘라버린 것(성안의 대나무가 있는 이유는 전란이 발생하면 무기가 부족할 때 대나무로 활과 화살을 만들기 위해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재를 파손하고 새로 바꿔버리는 오점도 남겼으며 전통 초가마을에 어울리는 야생화를 뽑아버리고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면서 외래종을 심어놓아 자칫하면 관리가 아니라 파손될 수 있다고 일갈했다.

따라서 박 시인은 “공직 자체가 전입과 전출이 타 직종에 비해 많아 책임감이 결여될 수 있고 주관적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 업무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공무원 숫자를 늘려 편해지려는 경향이 매우 많다” 고 하면서 “운영이나 보존면에서 전문가 단체에서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장면, 좌측부터 박일중 시인, 최하경 회장, 송상수 회장, 이수경 교수, 김오연 대표, 류연석 교수, 권오정 교수, 허유인 시의원, 이은영 낙안포럼 총장.

◇읍성내 식당 위탁해 수수료 주민에게 VS 식사질 관리 위해 주민 직영해야

이어진 주민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이광수 낙안보존회 자문위원(전 곡성군수)은 보존회와 마을주민들이 식당 운영 등을 맡아야 한다는 류연석 교수의 발제에 대해, "주민들이 식당을 운영하기 보다, 위탁을 줘서 그 수수료를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낫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모더레이터인 이은영 낙안포럼 사무총장은 이 주장에 반대를 표했다. 이 총장은 이날 아침 낙안읍성 앞 한 식당에서 있었던 불쾌했던 상황을 전하며 "낙안읍성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주민 직영식당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1인분에 12000원 하는 아침 식사의 질이 6~7천원하는 일반 식당에도 못 미치는 무성의한 읍성 앞 식당의 음식의 질은, 예전 주민들이 운영하던 식당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읍성 앞 모든 식당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오래 전 서울에서 단체 손님을 이끌고 주민직영 식당에서 식사를 했을 당시 일행들 모두 정성 가득한 정갈한 음식에  대만족을 했었다"며 이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집에 온 손님을 모시는 마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주민직영식당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는 곧 "낙안읍성의 이미지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낙훈 운산판소리보존회 원장은 "읍성내 판소리 전수관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김빈길 장군 후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김빈길 장군에 대해 성기숙 교수님이 조명을 해줘서 감사하다" 며 "낙안읍성의 성곽을 최초로 축성한 김빈길 장군에대한 더 깊은 관심을 촉구했다.

한창효 전 순천시의회 의장은 “지역을 위해 고민하는 이런 의미있는 심포지엄이 1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열려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할 것”을 주문했다.

◇ 실제 거주민이 전하는 낙안읍성 주민의 삶이란

▲주민참여 토론에서 한 주민이 낙안읍성 내 주민들의 관광객들의 무례함으로 상처받는 현실을 토로하고 있다.

토론회 끝머리에 한 할머니는 "우리집은 보존가옥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어떤 관광객이 집으로 들어와서 다짜고짜 아궁이에 불을 때라고 하더라. 불볕 더위에 어떻게 불을 때냐고 하니, ‘돈받고 여기 살지 않나, 무조건 하라면 하라는 거지’라며 윽박질러서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다"고 낙안읍성 주민으로 살아가는 삶의 고충을 전했다. 이는 낙안읍성 주민들의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관광객들에게 침해되는 개인의 삶, 마치 국가에서 큰 시혜를 받고 사는 걸로 인식하는 외부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여기, 낙안읍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화다.

“낙안읍성의 주인은 주민입니다" 라고 거듭 강조한 송상수 낙안읍성보존회장의 "공무원들이 여름에 일주일만 여기 와서 살아보라!고한 일갈이 다시금 떠오른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에 참여한 발제자와 토론자, 내외빈, 주민 등이 낙안읍성의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바람을 힘껏 외쳤다.

한편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낙안읍성이 주민자치마을로 가야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했다. 아울러 순천시가 조속히 낙안읍성을 주민자치마을로 지정하고, 관리사무소의 명칭과 조직개편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은경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