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예절교육은 습관과 같아야”…한국예절교육원 제14기 예절강사과정 봄학기 개강
지난 11일 개강, 정옥희 원장 특별히 선별해온 톨스토이 글과 나태주 ‘행복’과 김용택 ‘매화’두 편의 시 들려주며 시작 『논어』 성근습원(性近習遠)을 인용, 교육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정신이요, 원리” "행복 위해 공부, 그를 통한 감동이 중요" 16주 과정,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사간동 청명헌 (聽茗軒)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봄학기를 맞아 차인이자 시인, 시낭송가인 정옥희 선생에게 배우는 한국예법의 교육과정이 개강했다. 지난 11일,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청명헌(聽茗軒)에서 한국예절교육원(원장 정옥희) 제14기 예절강사과정 봄학기 개강식 및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이번에 개강한 한국예절교육원 제 14기 예절강사과정 봄학기는 ‘21세기와 한국예법’을 다룬다. 교육과정은 16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청명헌(聽茗軒)에서 강의가 진행된다.
지난 11일 이루어진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오는 18일에는 ‘예(禮)’의 기원과 의미를 동양의 자연과 사회의 질서를 통해 설명한다. 이후 교육 내용으로는 ▲예절의 내사단 ▲예절의 외구용 ▲시와 시낭송 ▲인사예절 ▲복식예절 ▲언어예절 ▲차생활예절 등이 준비돼 있다. 2학기에는 전통예절인 관혼상제와 세시풍속에 대한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옥희 한국예절교육원장은 차인이자 시인이며, 시낭송가다. 1983년 한국 최고의 예절 교육 기관인 예지원에서 차를 시작했다. 1986년, 다도반 지도위원으로 임명받고 20여 년간 예지원 수석 강사로 예절과 다도를 교육 지도한 공로로 공로패를 받았다. 2007년에 한국예절교육원을 개원, ‘차인으로서의 교양과 품격을 갖추는 것’을 중점으로 한 교육에 매진해왔으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기초교육원에서 10여 년 간 한국예법 강의로 감사패를 받았다.

저녁에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행복」
개강식은 정옥희 원장이 특별히 선별해온 톨스토이의 글과 두 편의 시, 나태주 시인의 ‘행복’과 김용택 시인의 ‘매화’와 함께 시작됐다.
정옥희 원장은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살고 있으며, 행복하려면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사람은 행복해야 하는 존재이자, 공부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공부를 하면서 감동을 받으면 ‘다이놀필’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이 감동이 중요하다. 살다 보면 진작 알았으면 하는 것이 있고,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좋은 것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지식이 많을수록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 아는 것은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아는 것만도 못하다.
학자는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다.
지식인은 무엇이 사람들의 관심사인지 아는 사람이다.
학자나 지식인이 되려 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가 되어라.
교육을 못 받았다고 두려워하지 말라.
성장 속도가 더디다고 불안해하지 말라.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일은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1828~1910),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中 ‘자기 스스로가 되어라’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교육이 불안정한 시대를 정 원장은 “가르칠 어른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그럴수록 앎이 바른 방향을 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정 원장에게 교육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정신이요, 원리”다. 그는 『논어』 중 ‘본성보다 습관에서 차이가 난다’는 의미의 공자 말씀인 성근습원(性近習遠)을 인용하며, 교육은 습관과 같아야 함을 강조한다. 나이가 들면 삶은 무언가를 규칙적으로 할수록 안정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는 "마음가짐과 예(禮)가 중요하다"고 특히 강조한다. 정옥희 원장의 말에 따르면, 예는 곧 질서다. 그는 “3월에 눈이 오는 등 추운 날씨가 지속됐지만 결국 봄이 온다. 계절의 질서가 우주의 질서고, 이게 바로 예다. 이 세상에는 예가 아닌 것이 없다. 큰 우주부터 우리 생활까지 모든 게 예가 된다”라고 말한다.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그릇’을 예로 들었다. 정 원장은 “예는 바깥에 드러나는 마음의 모습”이라며, “마음이 악해지면 인색해지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베풀게 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누군가를 인정해준다는 것 자체가 아주 중요하다” 라며 베풂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공부를 하면 지식이 많아지기보다는 그릇이 커져야 한다. 마음에 간직하고 잠시도 잊지 않는 것을 복응(服膺)이라고 말하는데, 공부할 때는 복응해야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는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년이 되는 해로, 7차시 수업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다룬다. 마지막 주에는 수료생들을 위한 필업식이 있다.
교육 수료생들은 정옥희 원장의 아호 ‘혜명(慧茗)’의 ‘혜(慧)’자 돌림 아호와, 몸과 마음을 챙겨야 하는 수강생들이 지켜야할 보물 같은 수칙인 순자(荀子)의 “막신일호(莫神一好)”를 새긴 차시통과 수료증을 3년 수료 기념으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