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담긴 자연의 발걸음…주경숙 초대전 《All The More》
캔버스에 담긴 자연의 발걸음…주경숙 초대전 《All The More》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5.01.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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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8, 오매갤러리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자연으로부터 얻은 심미적 진동을 화면에 옮겨내는 작가, 주경숙의 열네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삼청동 오매갤러리는 오는 18일(토)까지 주경숙 초대전 《All The More》를 개최한다.

▲sound of firework, 222x260, acrylic on canvas, 2023
▲sound of firework, 222x260, acrylic on canvas, 2023

주경숙은 선과 여백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공간을 오랜 시간 탐구해왔다. 최근 작업에서는 일상에서 만난 식물과의 교감을 조형화 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숲과 나무, 꽃과 풀 등의 식물이나 바람과 온기, 물이나 돌과 같은 물질을 상징하는 유기적 형태의 이미지로 가득 채운 화면에 자신만의 선질(線質)을 찾아 공간성을 부여한다.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마치 나에게 꼭 맞는 신발을 신고 걷는 길과 같다. 그는 “나의 작업은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데 그 공간은 나만의 심리적 공간이자, 심미적 공간이다. 미지의 세계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발걸음을 떠올린다”라고 고백한다.

▲all the more, 244x260, acrylic on canvas, 2024
▲all the more, 244x260, acrylic on canvas, 2024

주경숙의 작업 전반에는 빽빽하고 무성한 풀과 꽃이 고정된 형태를 벗어난 제멋대로 자란 곡선과 서로 얽혀 있는 생명체들로 가득하다. 개성적인 색채로 그린 비정형의 식물들은 화면에 서로 오버랩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깊은 공간 아래로 숨기도 한다.

도시의 삶 속에서 작가가 발견하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야생의 생명력은 그녀의 화폭에서 더욱 단단하고 확실한 개체로 자라난 것처럼 보인다. 특히 짧고 도톰한 선질로 형태를 두루고 꾹꾹 눌러서 낱개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연결하는 검은 선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점과 선의 경계를 유영하며 화폭 전반에 진동을 부여하는 주경숙의 붓질이 흥미롭다.

▲be with you, 130x162cm, acrylic on canvas, 2024
▲be with you, 130x162cm, acrylic on canvas, 2024

작가는 “인간과 식물의 삶이 서로 뗄 수 없는 연대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관계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세상을 보는 직관과 그것을 내재화해 드러내는 초현실적 사유를 발견할 수 있다. 작가의 특별한 경험과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묘사한 작품, <Sound of fireworks> 을 비롯해 수많은 생각이 쏟아져 나와 머리에 풀이 자라는 느낌을 표현한 대표작 <All The More>를 만나볼 수 있다. 

오매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All The More》라는 제목처럼 점점 더 ‘주경숙스럽게’ 키워 나가는 생生의 순환을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