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르누아르부터 우관중·서희환까지…예술의전당 신년 전시 계획 공개
샤갈·르누아르부터 우관중·서희환까지…예술의전당 신년 전시 계획 공개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5.01.16 16:57
  • 댓글 0

장르별 예술 전문성 강화 및 활성화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집중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이 신년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샤갈, 르누아르, 우관중 등 세계적 거장들의 대규모 전시와 함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기획 전시까지 10여 개의 기획전을 구성했다. 

▲안나 앤 다니엘, Faceade, Valencia, Spain, 2018
▲안나 앤 다니엘, Faceade, Valencia, Spain, 2018

샤갈부터 르누아르까지, 거장의 숨결

5월, 색채의 마법사 샤갈의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된다. 《마르크 샤갈 특별전》은 ‘마르크 샤갈 위원회Comité Marc Chagall’를 운영하는 작가의 외손녀가 직접 기획에 참여하는 첫 국내 전시로, 특히 21점이 예술의전당에서 세상에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대표작 <덤불 속의 광대Le clown au buisson>(1975) 등 총 13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단독 회고전은, 유럽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다. 

9월에는 《세잔 & 르누아르, 근대를 개척한 두 거장 : 오랑주리 & 오르세 미술관 컬렉션》이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는다. 세잔과 르누아르는 깊은 우정을 나누며 당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 피카소를 비롯한 차세대 화가들에게 강렬한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놀라운 컬렉션을 자랑하는 두 파리 국립미술관의 세잔,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원화 50여 점과 사진·영상 등 총 120여 점이 한국에 상륙해 관객들을 만난다.

▲박진우, 먹탑 –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_종이에 먹 탁본, 2024, 184×94cm
▲박진우, 먹탑 –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_종이에 먹 탁본, 2024, 184×94cm

동양 미술의 매력 속으로

7월에는 홍콩위크의 일환으로 홍콩예술박물관 소장품전 《우관중-흑과 백 사이》(가제)가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20세기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우관중의 수묵화와 유화 걸작을 엄선하여 한국 최초로 전시한다.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명작을 모은 《평보 서희환 특별전》도 마찬가지로 7월에 개최된다. 평보 서희환은 서예로 대통령상을 최초 수상하며, 한글을 예술의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 거장이다. 올해 서거 3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 12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의 평보체는 전국의 비석과 현판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독창적인 서체로, 훈민정음의 조형 원리를 바탕으로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적 특징을 자랑한다. 

글로벌한 예술 공간

5월에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 <ISEA 2025>가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ISEA는 1990년 네덜란드에서 조직된 이래 매년 새로운 도시에서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각국의 전문가들이 준비한 AI, 로보틱스, 사운트아트, 퍼포먼스 영역의 트렌디한 50여 점이 예술의전당 곳곳을 채워 확장된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지난 12월부터 이어진 《행복을 찍는 사진작가, 안나 앤 다니엘》은 3월까지 만날 수 있다. 스페인 사진작가 듀오 안나 데이비스와 다니엘 루에다는 디지털 편집이 익숙해진 경향 속에서도 자연광과 소품, 건축 요소로 아날로그의 사랑스러움을 상상력과 유머러스함으로 풀어낸다. 

▲박진우, Into the unknown_종이에 먹, 2021, 146×208cm
▲박진우, Into the unknown_종이에 먹, 2021, 146×208cm

청년작가에 집중하라

5월에는 <청년미술상점 아트페어>가 신진작가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전한다. 청년미술상점은 2020년부터 대중과 청년작가를 연결한 예술의전당 대표 청년지원 프로젝트로 아트페어에서 연간 소개해 온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한다. 

8월에는 서초구와 협력하여 매년 열리는 《서리풀 청년작가 특별전》이 4회를 맞이하며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전시를 선보인다. 2025년에도 지역 청년들의 개성있는 작품과 에너지를 통해 영감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한 공간으로 찾아온다.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한가람미술관의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시리즈 《박진우-Still Alive》는 3월까지 이어진다. ‘먹’이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탁본 기법으로 실험한 <먹탑> 시리즈로 해외에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박진우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모두가 즐기는 예술공간

2023년부터 서울문화재단과 협업해 온 《장애예술기획전》은 10월에 3번째 전시를 개최한다. 

12월 연말에는 온가족 체험 전시가 공개된다. 《내맘쏙: 모두의 천자문》은 소장품인 한석봉의 『천자문』을 중심으로 ‘천자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회화 등이 전시되어 관객의 감각을 깨운다. 직접 만지고 상호작용하는 작품으로 창의적인 학습 기회와 전통의 아름다움을 신선한 관점으로 제시하며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5년 예술의전당 ‘전시’기획 프로그램
▲2025년 예술의전당 ‘전시’기획 프로그램

장형준 사장은 “2025년에는 더욱 수준 높은 예술 프로그램과 함께, 더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고 특별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1990년 개관 이래 30년 이상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한가람미술관이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이번 리모델링은 10월부터 1년여간 진행되며, 관람객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시설 개선을 통해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미술관으로 거듭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