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지역(LOCAL)’을 주제로 우리 사회가 마주한 동시대를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올해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인문극장을 통해 ‘지역’ 형성의 역사부터 동시대 저출생, 이주 현상등과 지역의 연결성까지 알아본다.

두산인문극장은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로 다양한 분야의 관점으로 동시대를 살펴보는 통합 프로그램이다. 2013년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를 시작으로 불신시대, 예외, 모험, 갈등, 이타주의자, 아파트, 푸드, 공정, Age(나이, 세대, 시대), 권리와 같이 매년 다른 주제를 선정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해왔다. 2025년 두산인문극장은 ‘지역’을 주제로 4월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무료 강연으로 첫 문을 연다.
우리가 ‘지역’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지역은 지리적인 면에서 다른 곳과는 구별되는 지표상의 공간적 범위를 말한다. 그러나 단순한 지리적 구분만이 지역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지역은 다양한 자연환경과 인문 환경으로 구성되고 그곳만의 고유한 성격인 지역성을 갖는다.
현재 우리 사회의 지역은 어떨까? 우리는 종종 지역을 중심에서 벗어난 장소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역의 문제는 ‘다름’이 아닌 ‘쏠림’ 때문에 일어난다. 중심에서 벗어난 것이 소외나 차별, 심지어 소멸이라는 현상과 연결되어 대표적인 불평등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두산인문극장에서는 지역이 만들어진 30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변화해 온 지역을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우리가 지역의 중심을 잡고 함께 조화로운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지 고민해본다.
▲4월 7일 첫 강연은 윤신영(과학기자, 과학잡지 《에피》 편집위원)이 ‘1만 년의 고독: 인류의 이동과 지역의 탄생’을 주제로 진행한다. 지금, 우리의 지역은 어디이고 그와 대비되는 메트로폴리스는 어디일까. 윤신영 기자는 300만 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지역과 메트로폴리스를 살펴본다. 인류는 오랜 시간에 걸쳐 탄생과 멸종을 거듭해 왔고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공간으로 확산, 이동해 왔다. 과연 지금은 과거와 어떤 부분이 다르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지역의 개념과 함께 들여다본다.
▲4월 14일 두 번째 강연은 ‘조선 후기 국토의 발견과 살 곳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안대회(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가 진행한다. 안대회 교수는 18세기 중엽에 등장한 이중환의 『택리지』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지역 이해의 사유와 실상을 살펴볼 예정이다. 당시에는 국토를 새롭게 이해하려 노력하였는데, 다양한 조건을 고민하며 각 지역이 지닌 유불리를 계산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어떤 관점으로 지역을 바라보았는지 살펴본다.
▲4월 21일 세 번째 강연은 ‘지역과 우리, 나의 영토성: 이주와 정체성’을 주제로 신혜란(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이 진행한다. 이 강연에서는 ‘지역’이 가진 본질적인 관계성, 정체성에 대한 의미에 대해 다룬다. 이동, 이주를 ‘지역’, ‘우리’, 그리고 ‘나’의 정체성 정치라는 측면에서 살펴본다. 정체성이 단일하고 안정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중적이고 흔들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지역이 이러한 다양성의 장소 만들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함께 고찰한다.
▲4월 28일 강연은 ‘저출산, 설명할 수 없는 명백한 현상’이라는 주제로 임동근(도시지리학자, 한국교원대학교 연구원)이 진행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인 ‘저출산/저출생’은 지역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강연에서는 전 세계적인 저출산/저출생 현상을 학자들이 어떻게 설명하는지, 특히 한국에서는 수도권 집중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살펴보며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이어서 다음 강연은 6월 9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한다. 박찬일 셰프의 ‘로컬푸드와 장소 정체성’,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지역 청년이 겪는 수도권 바깥에서 먹고 살기’,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의 ‘서울 공화국이냐 균형발전이냐’, 조문영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지방소멸의 시간들’ 강연이 이어진다.
‘두산인문극장 2025: 지역’ 강연은 무료이며,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한글자막을 지원하며 휠체어석, 이동보행, 문자소통도 운영한다.
두산인문극장은 강연 외에도 공연, 전시를 진행한다. 공연은 연극 <생추어리 시티 Sanctuary City >(4.22~5.10), 연극 <엔들링스 Endlings>(5.20~6.7), 뮤지컬 <광장시장>(6.17-7.5)이 차례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와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정가 35,000원, 두산아트센터 회원 28,000원, 예술인 21,000원, 13-24세/60대 이상/장애인/국가유공자 17,500원. 또한 기획전시 <Ringing Saga>(6.4~7.12)가 두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별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공연은 각 프로그램에 따라 한글자막해설, 음성소개, 수어통역, 터치투어 등을 운영하고, 전시는 음성소개를 지원한다. 문의 두산아트센터 02-708-5001 webmaster@doosanartce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