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2025 첫 정기공연, 존 노이마이어 <카멜리아 레이디>
국립발레단 2025 첫 정기공연, 존 노이마이어 <카멜리아 레이디>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5.03.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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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1,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La Dame aux Camélias)>를 바탕으로 창작한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가 오는 5월, 국립발레단 2025년 첫 정기공연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Kiran West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Kiran West

<카멜리아 레이디>는 남녀 주인공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가슴 아픈 사랑과 운명을 깊이 있게 그려낸 명작 드라마 발레이자,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의 현역 시절 대표 작품이며 그녀에게 동양인 최초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수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파리 사교계에서 사랑받는 코르티잔인 마르그리트와 젊은 귀족 아르망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사회적 신분 차이, 주변의 반대, 병약한 건강 등의 이유로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마르그리트의 죽음과 함께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희생과 운명, 그리고 사회적 억압 속에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탐구하는 한 편의 깊이 있는 드라마 발레로 평가받고 있다.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의 시작은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전설적인 발레리나였던 ‘마르시아 하이데’와의 약속에서 비롯되었다. ‘마르시아 하이데’가 슈투트가르트의 단장을 맡으며 ‘존 노이마이어’에게 발레단을 위한 작품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녀와 함께 식사를 하던 노이마이어는 ‘하이데의 시선’에서 영감을 얻어 원작 소설 <춘희>를 발레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받는다. 이후 ‘존 노이마이어’는 1978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이 작품을 초연하였고, 전 세계 주요 발레단에서 꾸준히 공연하며 <카멜리아 레이디>를 대표적인 서사 발레(drama ballet)로 자리 잡게 했다. 

사랑과 희생, 운명의 비극적 요소를 극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Chopin)의 음악들로 구성된다. 

안무가는 처음 이 작품을 안무하며 베르디의 오페라 음악을 편곡하여 연출을 계획했으나 그 계획은 실현되지 못하였고 이후, 이 주제에 관한 장편 발레작품을 위해 쓰인 앙리 소게의 총보를 발견하였으나, 이 역시 적절한 음악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던 중 지휘자 ‘게하르트 마르크손’과의 식사 자리에서 그에게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에 어떤 음악을 쓰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였고, 마르크손의 조언에 따라 쇼팽의 음악에 맞춰 작품을 연출하기로 결심하여 지금의 음악적 구성이 완성됐다.

‘존 노이마이어’는 더욱 생생하고 감정선 있는 음악을 전달하고자 공연이 진행되는 무대 위에 피아노와 연주자를 배치하여 극의 음악을 이끌어간다. 이 작품에는 녹턴(Nocturne), 발라드(Ballade), 마주르카(Mazurka), 폴로네즈(Polonaise) 등 쇼팽의 다양한 곡들이 사용되며, 특히 주요 장면에서는 피아노 협주곡이 극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쇼팽의 서정적인 음악은 무용수들의 감정선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감성적이고도 깊이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Kiran West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Kiran West

집주인이 죽고 그녀(마르그리트)의 모든 물건들이 경매에 부쳐진 한 저택을 배경으로 공연의 막이 오른다. 한 남성이 뛰어 들어와 그녀의 유품 중 하나인 소설 ≪마농 레스코≫ 책을 껴안고 울며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안무가는 이 ≪마농 레스코≫ 소설을 ‘극중극’ 형식으로 활용,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매개체이자 비극적인 두 사람의 운명을 암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시키며 서사적 완성도를 높인다. 

<카멜리아 레이디>의 세 가지 파드되는 사랑의 설렘에서 비극적 운명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의 감정을 단계적으로 쌓아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무용수들의 섬세한 표현력과 쇼팽의 서정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무대 위에서 직접 펼쳐 보는 듯한 극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국립발레단의 <카멜리아 레이디>를 위하여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를 비롯한 안무 지도자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먼저,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는 이번 작품을 위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 이달 18일부터 약 1주일간 국립발레단의 연습을 함께하며 캐스팅을 의논할 예정이며, 공연 개막 약 10일 전인 4월 28일부터는 공연 시작까지 작품의 최종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막바지 지도를 직접 진행한다.
 
또한 각 파트의 전문적인 연습을 위해 5명의 안무 지도자가 한국을 찾는다. 가장 먼저, 전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및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강수진 단장의 <카멜리아 레이디> 파트너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마레인 라데마커Marijn Rademaker”가 지난 3월4일부터 주역 무용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테크닉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선과 표현력 등 작품의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지도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어, 전 함부르크발레단 솔리스트이자 현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소속무용수인 ‘박윤수’가 지난 10일 입국하여 군무출연진을 지도하고 있으며, 이후 “이반 우르반Ivan Urban(전 함부르크발레단 수석무용수)”, “케빈 헤이겐Kevin Haigen(현 독일 National Youth Ballet 예술&교육감독/전 함부르크발레단 수석무용수)”, ”야누스 마존 Janusz Mazon(현 함부르크 발레학교 교수/전 함부르크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등이 이번 3월~4월 차례로 입국하여 국립발레단과 함께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오는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매 문의 예술의전당 (1688-1352) /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문의 국립발레단 (02-587-6181) 


제204회 정기공연 <카멜리아 레이디>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일시    2025.5.7.(수)~5.11.(일) / 평일 19:30, 주말 15:00
음악    프레데리크 쇼팽
안무.조명.연출    존 노이마이어
무대.의상    위르겐 로즈
단장 겸 예술감독    강수진
출연    국립발레단
티켓오픈    2025.3.13.(목) 10:00 
티켓가격    R석 120,000원│S석 100,000원│A석 60,000원│B석 30,000원│C석 10,000원
예매처    예술의전당 1668-1352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러닝타임    총 170분 (1막 40분 | 휴식 20분 | 2막 40분| 휴식 20분 | 3막 50분)
입장연령    초등학생 이상 (201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문의    국립발레단 02-587-6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