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극단 맨씨어터의 연극 <기형도 플레이>가 오는 4월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하루에 다섯 작품씩 격일로 공연되는 연극 <기형도 플레이>는 ‘창작집단 독’의 작가 아홉 명이 기형도의 시 아홉 편에서 얻은 사유로 극적인 변환을 시도해 단편 희곡들로 구성한 작품이다. 전설로 남은 시인 기형도의 시에 각인된 눅눅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 시대적 좌절감은 현재에도 유효하며 ‘창작집단 독’이 빚어낸 덤덤한 언어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그 동시대성을 생생하게 증명할 것이다.
부부의 엇갈린 기억을 다룬 이야기_ 유희경의 <빈집>,
비정규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는_ 조정일의 <기억할 만한 지나침>,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게 된 대학생들을 다룬_ 조인숙의 <소리의 뼈>,
속수무책으로 늙어가는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_ 천정완의 <질투는 나의 힘>,
책 한권을 놓고 투닥거리는 자매의 비밀을 그린_ 박춘근의 <흔해빠진 독서>,
아파트 재개발이 마지막 희망인 부부의 모습이 담긴_ 임상미의 <바람의 집>,
서점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이 겪은 기묘한 이야기_ 김현우의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늦은 밤 장례식장에서 죽은 아버지와 만나는 남자의 이야기_ 고재귀의 <위험한 가계•1969>,
서울역을 출발한 기차에서 만난 두 남자_ 김태형의 <조치원>.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 <팬더믹 플레이>의 수록작인 아홉 작품에는 당장이라도 끝나버릴 것 같은 인생, 반드시 패배할 것 같은 무서운 삶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기형도 플레이>의 울림은 그 공포에 질린 눈들이 가 닿는 곳이 희망의 방향이라고 말한다.
초연배우 이석준, 박호산, 우현주, 이동하, 이 은, 김세영과 더불어 서정연, 조한철, 강진휘, 차용학, 신성민, 이경미, 박승현까지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 9개의 작품 속 22명의 인물로 분한다.
기형도 시인의 시가 녹아 든 연극 <기형도 플레이>는 오는 3월 4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티켓 판매를 시작하며, 공연은 4월 3일부터 5월 4일까지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