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전통 명인들이 펼치는 <시간 속의 상생(相生)>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전통 명인들이 펼치는 <시간 속의 상생(相生)>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5.03.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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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오후 4시 주일한국문화원 한마당 홀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주일한국문화원이 (사)서울국제문화교류회와 공동으로 한일 전통예술 교류 무대를 선보인다. 

‘시간 속의 相生’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문화 개방정책의 시행으로 시작된 한·일 교류정책의 연장선상으로 한·일 고전예능제, 한국의 풍경Ⅰ,Ⅱ에 이은 공연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연은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는 큰 의미를 더한다. 특히 김해숙의 선생의 가야금과 후지마란코 선생의 춤이 만난 작품이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 ‘시간 속의 相生’ 출연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 ‘시간 속의 相生’ 출연진 (왼쪽 상단부터, 호칭 생략) 허영일, 후지마 란코, 양성옥, 이준아, 김해숙, 윤미라, 백경우, 정혜진, 이애현, 안덕기, 김경은, 이지혜

첫 번째 무대는 1828년에 거행된 창작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연경당 진작례의 궁중정재 중 하나인 춘앵전(春鶯囀)의 창사(唱詞)이다. ‘봄날 꾀꼬리가 지저귄다’는 궁중정재 ‘춘앵전‘ 시작 전에 부르는 노래로 가사 ‘빙정월하보(娉婷月下步)’는 ‘아름다운 여인이 달빛 아래 걸으니‘라는 뜻을 담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보유자인 이준아 가사보존회 대표가 노래한다. 

이어지는 무대, 우조시조(羽調時調) 월정명(月正明)은 시조 중에서도 우아한 노래로 꼽히며, 계면조에 우조가락이 더해져 붙은 명칭이다. ‘가을날 배를 타고 강에 나가 달구경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의 장구 장단에 맞춰, 이준아 대표가 노래한다. 

세 번째 무대 가사(歌詞) 매화가(梅花歌)는 12가사 중 빠르고 경쾌한 곡으로 ‘매화’라는 기생의 사랑을 잃고 탄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준아와 김경은이 노래한다.  

네 번째 무대, 세 개의 전통리듬 풍류노정(風流路程)은 서주를 거쳐 느린 6박(진양조), 보통 속도 4박자(중중모리) 그리고 조금 빠른 4박자(자진모리)의 세 개 장단으로 구성된다. 진양조에서는 평화로운 분위기로 시작되며 중중모리에서는 춤사위를 고려해서 리듬을 세분하였다. 조바꿈을 통해서 음악적 변화를 꾀하며 활기찬 분위기로 바뀌고 자진모리에서 흥취를 더욱 끌어 올린다. 일본 중요무형문화재 ’일본무용’ 종합지정보유자 후지마 란코와 김해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명예교수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어, 백경우 백경우무용단 대표가 무당춤을 선보인다. 무당춤은 경기 도당굿과 전라도 당굿의 무당춤을 기본 춤사위로 하여 굿판의 축제적 신명(神明)을 춤으로 작품화 한 춤이다. 이 춤은 신명을 넘나드는 매혹적인 춤사위가 마치 신(神)의 예언(豫言)을 앞세운 듯 보는 이의 마음을 위압적으로 때론 신비한 황홀경(恍惚境)으로 이끌어 가는 드라마틱한 춤이다.

김해숙 명예교수와 이지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은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 이중주’를 선보인다. 산조는 1890년경 만들어진 기악 독주곡으로 전문 연주자의 기량이나 독주 악기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으며, 한국 전통음악의 주요 연주곡목이다. 오늘 연주될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는 함동정월(1917-1994)이 최옥삼(1905-1956)으로부터 전승받은 것으로 분명한 선율 전개와 논리적인 짜임새를 바탕으로 한다.

정해진 최현우리춤원 회장은 고풍(古風)을 통해 최현의 무대를 재현한다. 단아하게 차려입은 여인의 우아한 자태에서 풍겨나는 예스러운 멋을 표현한 작품이다. 고풍(古風)에서 보여지는 삼회장남색끝동 자주 고름은 한국적인 선과 빛깔의 조화로 아름다움을 더해주며, 시나위의 구성진 선율에 넘치는 신명은 우리춤의 활달함과 섬세함을 구축하여 한국적 정서인 흥과 멋을 강렬하면서도 은은하게 풀어낸다. 

또한, 안덕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한량무로 무대를 채운다. 한량이란 벼슬을 못한 양반으로서 풍류를 알며 호협(豪俠)한 사나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옛 선비의 고고한 자태와 굳건한 기상을 표현했으며 남아의 풍류, 흥과 멋을 마음껏 뽐내는 춤이다. 우리나라 가면극 중 기녀계에서 연희되던 최초의 극형식 춤으로 역동성, 남성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남성 춤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이애현 한국춤협회 부이사장은 수건춤을 선보인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9호인 신관철수건춤은 한성준과 김보남을 거쳐 현재 신관철로 이어지는 춤의 계보를 갖고 있다. 궁중무용의 절제미와 민속춤의 신명, 그리고 전북지역의 온화한 정서가 수건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어, 윤미라 경희대학교 무용학부 명예교수는 이동안 선생에 의해 전승된 ‘진쇠춤 화성재인청 이동안류’ 무대를 꾸민다. 화성재인청의 전통무용으로 그 유래는 옛날 옛적 시화연풍하고 좋을 때 왕의 환갑을 맞아 팔도 원님들이 진쇠를 들고 춤을 추었다고 해서 진쇠춤이라 하였다. 꽹과리채에 늘인 오색 끈이 화려함을 더해주며 외발뛰기와 꽹과리를 휘두르는 사위 등이 특이한 우리춤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된 태평무는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명예교수가 선보인다. 왕과 왕비가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의젓하면서도 경쾌하고 가볍고도 절도있게 몰아치는 발디딤새가 신명, 기량의 과시가 돋보이는 춤으로 정·중·동의 미적 형식를 가진 춤이다. 강선영류 태평무는 엄숙함과 장중함 속에 춤사위는 화려하고 우아하여 춤의 기품을 느낄 수 있다.

‘시간 속의 相生’ 마지막 무대는 ‘아리랑 - 상생의 악·가·무(樂·歌·舞)’가 장식한다. 한·일 교류 60주년의 「시간 속의 상생」을 상징하는 무대이다. 이준아의 노래와 이지혜의 가야금, 김경은의 장구 가락으로 시작하여 후지마 란코의 독무와 안덕기, 백경우의 2인무가 이어지고, 여성 출연자들이 전원이 무대에 함께 등장하며 마무리한다.

한편,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 ‘시간 속의 相生’은 오는 4월 5일 오후 4시 주일한국문화원 한마당 홀에서 개최된다. 행사 참여는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내 행사 참가 신청페이지를 통해, 이달 26일까지 신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