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Column]박물관 정책 - 데이터가 중요하다
[Museum Column]박물관 정책 - 데이터가 중요하다
  • 김 원 희 앤시예술문화연구소장(문화학 박사)
  • 승인 2012.06.19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과 지원은 정확한 데이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물관도 마찬가지이다. 연간 관람인원이

▲필자 김원희 소장
어느 정도인지? 그 중에서 외국인과 학생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 데이터가 정확해야 여기에 맞는 효과적인 맞춤형 서비스 정책과 지원도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박물관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 박물관의 바로메타라고 할 수 있는 박물관 ‘총람’이나 민간 기구에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 역시 적지 않은 오류가 발견된다. 또한 학예사 자격증제도와 관련해서 운영하고 있는 경력인정대상기관 데이터와도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와는 달리 지금까지 나온 자료 중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작년 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연구해 내 놓은 ‘공립박물관 운영실태 조사연구’(이하 ’조사연구‘)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현장을 직접 방문조사한 수고가 배어있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상세하고 체계적인 분석과 명료한 정리는 모처럼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립박물관(미술관 불 포함) 만을 대상으로 한, 그것도 상당수의 광역자치단체에서 설립ㆍ운영하는 공립과 적지 않은 기초 자치단체 공립이 빠졌다는 점에서 공립의 전체는 물론 타 설립운영주체별 박물관과의 비교를 통해 그 현상을 총체적으로 가늠해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역시 앞에서 언급한 자료들과 불일치한 부분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차라리 인정하고 싶다.

이 ‘조사연구’ 자료의 수고로운 연구과정에도 불구하고 일정부분 신뢰를 잃게 하는 것은 이 자료역시 ‘총람’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거(제28조)해 시·도지사는 매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 등록 박물관과 미술관의 관리·운영, 관람료와 이용료, 지도·감독 현황 등의 운영 현황을 다음 해 1월 20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보고해야한다. 보고해야할 운영현황의 항목은 ‘박물관의 기본개요’와 ‘박물관의 3대 조건인 ’소장 자료‘, ’시설‘, ’전문 인력‘이 포함되어있으며 그 외에도 ’수지현황‘ 및 ’관람인원‘, ’교육 및 자료발간 현황‘ 등 20가지 항목에 이른다.

전문가들에게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으나 정보만 정확하다면 일반인들에게는 비교적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데이터는 현재, 정부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을 총괄해서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통계로 정부나 관련 민간 기구는 이 자료를 토대로 정책과 운영방향을 수립하거나 지원의 틀을 짠다. 따라서 대단히 중요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보다 세부적으로는 전문 연구자를 비롯한 대학원 석박사과정의 학생들도 우리나라 박물관의 기본 정보를 참고할 때 이 자료를 근거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람’에 실린 데이터에 오류가 생기면 여기에서 파생된 법령과 정책, 지원, 각양각색의 연구물을 비롯한 제반 결과들은 크게 흐트러질 수밖에 없으며 현장과도 큰 괴리를 보일 수밖에 없다.

즉 ‘총람’은 전년도 우리나라 박물관의 실체를 고스란히 말해주는 것으로 거기에 실린 데이터는 그대로 역사로 기록되어 바꿀 수 없게 된다.

연도별 발간되는 ‘총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오류의 구체적인 사례로는 전년도 관 현황이 반복되어 그대로 올라오는 경우, 개점휴업 즉 내용적으로는 폐관상태에 있는 박물관의 자료가 문을 열고 있는 것처럼 기재되는 사례, 공립의 경우 미등록인데 등록이라고 일괄 표기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소장 자료의 오차 등도 눈에 띈다. 물론 이러한 정보의 부정확한 현상은 ‘총람’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총람’에 실릴 원 소스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개별 관에 조사양식을 보낸 후 제출된 자료에 대해 전문적인 검증은 물론 최소한의 현장실사나 전수조사도 없이 그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력인정대상기관 목록도 대동소이하다. 경력인정대상기관으로 선정되면 그 관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시의 정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바뀌기 전 관명을 그대로 사용한다든가 운영주체가 변경되었거나 이전을 했는데도 그 전 소재지가 그대로 실린다든가 하는 바르지 않은 정보가 적지 않다.

지금은 바른 정보와 정보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경쟁에서 이기는 세상이다. 주지하다시피 박물관은 어른, 학생, 외국인 할 것 없이 이용자의 제한이 없다. 또 그 기능은 대단히 건전하며 공익적이다.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인류문화유산을 소장하고 관리·전시한다. 박물관의 바른 정보는 박물관의 사회 공익적 역할과 박물관스스로의 권익보호에도 중요한 것으로 정확한 데이터는 이를 실현하는 기본임을 상기해야 한다.

*이번호는 윤태석 박물관협회 윤태석 기획실장의 개인사정에 의해 뮤지엄칼럼이 다른 분으로 대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