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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의 울림에서 고향을 만나는 판화가 김준권의 ‘산운山韻'전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롯데갤러리, 28일까지
2018년 10월 10일 (수) 23:28:22 정영신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자신만의 색채로 유성과 수성판화를 넘나들며 우리나라 미술사에 독보적인 판화화가로 불리는 판화가 김준권의 ‘산운山韻'전이 지난 3일 청량리 롯데갤러리에서 열렸다.

그가 한반도를 잇는 백두대간을 켜켜이 쌓아 형상화한 ‘산운山韻'은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48개의 목판에 먹물을 묻혀 찍어낸 수묵목판화로 지난 4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할 때, 뒤쪽에 내걸린 그림이다.

   
▲ 자작나무 아래-가을 101×187cm 유성목판(사진제공:나무기획)

그는 “남북은 단절됐지만 산은 그대로 있고, 산이 갖고 있는 우리 삶의 역사가 본모습인 한반도의 산하와, 강 건너 북한 혜산인근 ‘두만강가’ 풍경을 화폭에 담으며, 중국 땅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나라를 경계 짓는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를 그리면서 마음속에 이미 남북한을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운山韻'의 김준권 판화가 Ⓒ정영신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염원하며 35년째 나무에 새긴 목판화로, 그는 조국의 산하와 민중의 정서를 보통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다르게 평화롭게 풀어낸다. 그의 작품 ‘청죽’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것으로 보이지만, 바람에 살랑거리는 미세한 떨림은 감상자로 하여금 고향산천을 떠올리게 한다.

   
▲ 山韻-0901 400x160cm 수묵목판 2009 (사진제공:나무기획)

그의 작품 ‘청죽’을 한참동안 들여다보면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어렸을 적 경험과 해후하게 된다. 어렸을 적, 맑은 햇빛이 조각난 채 내려오는 날이면 대나무 안에 소리가 들어있다며 할머니가 대나무밭으로 내 몰았었다. 음악이 귀했던 시절이라 대나무밭에 들어가 귀를 기울이면 안에 고여 있던 온갖 소리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속삭이다가, 때로는 합창을 하듯 맑디맑은 소리가 청록색으로 흘러 내려,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이 내 마음에 닿는 듯한 울림은 고향산천에 두고 온 기억으로 남아있다.

   
▲ 청죽 167x90cmx3ea (사진제공:나무기획)

목판화는 죽은 나무를 살려내 작업하기 때문에 “나무의 맛을 읽어내는 것이 본질‘이라며, 옛 판화를 보면서 새로운 방식의 그림으로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옛것에 토대를 두면서, 당 시대를 읽어내 변화시킬 줄 알아야 목판화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대중미술문화를 창조하려는 의지로 사회정치적 이념을 풍자한 비판적인 리얼리즘을 모색했고, 기존미술에서 소홀히 다루던 현실문제등과 민족, 민중미술이라는 목적의식으로 미술운동을 펼쳤다. 80년대 후반기부터 2000년 초반까지 그의 작품은 저항적인 그림으로 우리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풍경을 통해 우리국토와 이웃의 상처를 형상화함으로써 자신만의 감성을 수묵목판화로 드러낸 것이다.

   
▲ 60X89cm 독도-서도 (사진제공:나무기획)

그는 한국현대사 속의 민중미술이 우리사회와 정치, 경제적 상황 속에서 자생적으로 파급되고 확산된 새로운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이었다고 회고했다. 갤러리를 벗어나 대학가, 노동현장, 노상집회, 정치운동의 현장과 대중생활을 파고드는 새로운 형식과 매체를 개발해 자신만의 목판화의 색체를 연구한 것이다.

   
▲ 이 산~ 저 산~채묵목판- 2017 합 285cmx188cm (사진제공:나무기획)

또한 전국의 절간을 돌아다니면서 대장경판을 살펴보고 탱화를 모사하기도 했다. 전국의 풍경을 스케치하며 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통목판화 작업에 정교한 기법까지 연구하면서 자신의 작품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판으로 찍어 낸 그림인 판화는 종래의 복제기능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유화 또는 수채화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조형언어를 담기 위해 우리나라의 산과 땅, 들과 물을 수묵목판화로 표현했다.

   
▲ 두만강가-무산 부근 109×187cm 유성목판 (사진제공:나무기획)

미술평론가 황정수씨는 “그가 작업한 태백마을을 형상화한 판화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감정의 내면이 잘 표현된 대표작으로 현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자신의 작품과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일본의 전통목판화인 '우끼요에(浮世繪)'의 정교한 기법을 연구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루신(魯迅)미술학원에서 중국의 전통 목판화인 '수인(水印)판화'를 집중 연구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목판화를 비교연구하면서 새로운 목판화의 길을 찾으려는 그의 열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가 산을 그리고 새긴다는 것은 한국인의 마음을 그리고 새기는 일로 한국인의 원형질인 정신이다” 고 평했다.

   
▲ 산에서...1303 160X84cm (사진제공:나무기획)

10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판화의 맥이 끊어진 우리 고유의 판화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그의 작업실 인근에 목판대학을 만들어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잇는 플렛폼을 만들었다. 그가 지향하는 전시장미술에서 현장미술의 기능을 수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6년 12월부터 탄핵정국이 되는 2017년3월까지 ‘광화문미술행동’을 결성해 미술인들과 광화문텐트촌에서 현장미술을 온몸으로 실천해 일반대중과 문화예술로 소통했다.

   
▲ 40X70cm 꽃비 - 첫사랑 2015 (사진제공:나무화랑)

미술평론가 김진하씨는 “판화가 김준권은 국토를 순례하면서 삶과 어우러지는 풍광과 이웃들의 정서를 사실적으로 포착한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목판화에 대한 수행자처럼 장인적 정신으로 대상에 대한 감성과 사유가 함께 녹아서 어우러져 있다.

또한 자기실존의 결과물을 반영하는 것이 그의 작품이기 때문에 벽에 부딪치면서 새로운 변주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고행의 길을 걷고 있다. 쉬지 않고 목판화의 새 방식을 모색하는 그에게 작업은 그의 살아있음의 ‘과정’을 증거 하는 행위다. 그가 앞으로 더 깊어진 사유로 회귀할지, 아니면 기계적 프로세스를 타파하고, 더 놀라운 기술을 수용하며 목판화의 표현방법과 개념을 극한까지 넓힐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고 평했다.

   
▲ 산에서..240x140cm 수묵목판 2009 (사진제공:나무기획)

판화가 김준권의 이번 전시는 2007년 이후 10여 년간 그린 작품과 남북정당회담 작품인 ‘산운’을 직접 감상 할 수 있고, 사실적 풍경을 담은 유성목판화도 선보인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판화체험이벤트를 진행하고 ‘산운’작품 포스터는 500장 한정으로 증정해준다. 아울러 전시기간 중에 관람객 누구나 ‘산운’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죤을 준비했다.

판화가 김준권의 ‘산운山韻'전은 롯데백화점 청량지점 롯데갤러리에서 이달 2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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