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조의 초정보화 시대의 문화예술 경영론] 틱톡틱톡 왈왈
[조기조의 초정보화 시대의 문화예술 경영론] 틱톡틱톡 왈왈
  • 조기조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경영학 박사
  • 승인 2024.04.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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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규제 아닌 틱톡을 능가할 대체재 만들어라
▲조기조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경영학 박사
▲조기조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경영학 박사

3월 13일, 미국 하원은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소위 틱톡금지법이다. 이 법안은 ‘외국의 적(중국)’이 통제하는 앱을 미국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틱톡(TikTok)은 물론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인 ‘테무(Temu)’, ‘셰인(Shein)’, 결제 앱 ‘알리페이’, 메시지 앱 ‘위챗’ 등도 대상이 된다. 

최근에 테무가 맹폭격을 퍼붓고 있다. 몇 만원 하는 상품을 최대 99% 할인하여 판다는 것이다. 배송료도 안 받는다. 긴가민가하면서도 단돈 천원쯤은 날려도 좋다고 가입하여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에 발을 들인지 반년 만에 전자상거래 시장의 4위에 올랐고 그 증가속도로 보아 3위도 어렵지 않겠다. 그전에 상륙한 알리익스프레스는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 향후 3년간 1조 5천억 원을 투자하겠단다. 막 치고 들어오는 모습이 바둑판같다. 한국의 11번가, G마켓, 티몬, 위메프, GS SHOP 등은 회원이 감소하고 있고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다. 1위인 쿠팡만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다.

초토화(焦土化) 전략(scorched-earth policy) 이라고 있다. 폭탄을 들이부어 개미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하게 태워버리는 것이다. 놀라운 화공(火攻)이지만 심리적으로 상대방의 저항의지조차 말살시키는 것이다. 중국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해 말이 안 되는 출혈가격으로 초토화 전략을 쓰는 것이다. 모(母)기업이 든든한 자금력으로 지원을 해주니 경쟁자가 망할 때 까지 퍼부을 것이다. 그 다음은? 당연히 그동안의 출혈을 회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6개월 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해야 하고, 만약 팔지 않거나 매각에 실패할 경우 구글이나 애플의 미국 앱스토어에서 사라지게 된다. 상원에서 통과가 쉽지 않겠지만 통과된다 해도 틱톡의 가치가 높아 현실적으로 6개월 만에 매각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이트댄스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틱톡은 바이트댄스의 일부이지만 적어도 500억 달러(약 65조8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도 패를 쓸 것이다. 미국의 제품에 대한 중국내에서의 영업을 규제하는 맞불을 지르는 것이다. 

하원에서 틱톡금지법이 제정된 건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정부의 모든 기관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며 대선을 위한 홍보에 틱톡을 활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2020년에 인기 있는 ‘게이데이트’ 앱의 중국인 소유자는 앱 데이터가 미국인을 협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국가 안보 문제로 압박을 받고 6억 달러에 판매해야 했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면 시장이 생긴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판매 사이트(쇼핑몰)를 만들게 되고 광고시장이 커진다. 인플루언서(인기있는 TikToker)들이 여론을 이끌어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댓글도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정치 개입을 하는 많은 댓글이 이웃나라에서 유입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9년 11월 호주로 망명한 중국 스파이 왕리창은 별칭 '우마오당(五毛黨)'이라는 중국의 댓글부대가 해외의 사이트에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하나를 달면 5위안을 받는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이다. 많은 가짜뉴스가 여론을 왜곡시키는데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드루킹 사건에 놀란 기억이 생생하다. 판매 사이트의 “써보니 좋아요!” 하는 허위 댓글은 애교수준이다. 댓글 여론 조작이 어지간해야 영화 “댓글부대”가 나왔겠는가? 영화는 3월 27일 개봉됐다. 국내의 한 대기업이 댓글로 진실을 호도하고 언론을 엿 먹이며 양의 탈을 쓰고 늑대 짓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 스폰서를 하는 큰 바위를 누가 달걀이 되어 들이받을까?

인도는 중국과 군사적, 경제적으로 대립하고 있어서 이미 틱톡을 금지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타국의 SNS를 금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프가니스탄,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대만, 영국 및 EU 거버넌스 기관을 포함한 많은 정부에서는 모두 정부 전화기에 틱톡 앱을 금지하였다.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도 틱톡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지 여부와 그 정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틱톡은 이미 개인 정보 침해로 인해 EU로부터 3억 7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고 지난 2월 EU는 콘텐츠, 광고 및 중독성 앱이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틱톡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인의 소통앱, 카톡과 티맵 등도 중국에서는 막혀 불편하다. 호혜의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앱과 웹 사이트에만 접근 할 수 있다. 중국은 웹사이트를 엄격하게 검열하고 있다. 천안문 사태는 중국의 구글 같은 ‘바이두’를 검색해도 안 나온다. 인민의 입과 눈, 귀를 틀어막는 것이다. 거슬리는 글과 댓글은 즉시 삭제된다.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는 틱톡 주식의 약 60%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인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는 미국의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의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나섰다. 그런데 중국정부가 이런 정보를 요청하면 어찌될까? 

왜 많은 사람들이 틱톡을 쓸까? 틱톡을 뜯어보면 대안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앱으로 사람들이 옮겨 타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둔탁한 벽시계가 황소 불알 같은 추를 흔들 때 나는 소리가 똑딱똑딱하는 틱톡틱톡이고 왈가왈부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법과 규제 말고 대체재를 만들어라. 물지도 못하는 옆집 강아지가 왈왈 짓는 것 같다. 뒷북을 치는 모습을 보자니 답답하여 해 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