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얍 판 츠베덴과 함께 ‘제2의 전성기’” 포부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얍 판 츠베덴과 함께 ‘제2의 전성기’” 포부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5.01.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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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서울시향의 경쟁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 정년제 도입, 악장 영입 및 수석·일반 단원 채용 속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지난해 10월 25일 취임한 정재왈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가 이달 13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재왈 대표는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와 서울예술단, 예술경영지원센터, 고양문화재단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공공의 문화예술기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예술경영과 문화행정 전문가다. 취임 직전에는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했다. 이 밖에도 평론과 칼럼, 저술, 교육 등 문화예술 전방위에서 활동해왔다. 

이날 정 대표가 밝힌 서울시향의 주요 운영 목표는 다음과 같다.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취임 기자간담회 ⓒ서울시향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취임 기자간담회 ⓒ서울시향

■ 지속 성장 가능한 프로그램 운영

“서울시향은 전 세계 그 어떤 오케스트라와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서울시향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비전과 음악적 철학에 깊이 공감한 정재왈 대표는 향후 10년 안에 서울시향이 세계 최고 명문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계획이다.

시즌별 참신한 정기공연을 기획해 다양하고 폭넓은 레퍼토리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시민 누구나 일상 속 클래식 음악을 부담 없이 쉽고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시민공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향의 수준 높은 연주력과 K클래식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외 순회공연의 대상 국가와 참여 페스티벌을 다변화하는 등 ‘세 영역’이 유기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수립, 선순환 모델을 구축한다.

또한, 서울시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 녹음을 이어간다. 지난해 10월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클래식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음원을 공개한 서울시향은 올해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7번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으로 녹음하는 일련의 과정은 음악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고 도전적인 작업으로, 서울시향은 해마다 2회 이상 녹음을 통해 5년간 음악적 성장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 서울시향의 브랜드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 혁신적인 조직 운영으로 국제적 경쟁력 확보

지난해 1월 음악감독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얍 판 츠베덴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 아래 서울시향의 연주력은 놀라보게 향상되고 있다. 단원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고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능력이 뛰어난 판 츠베덴 음악감독에 대한 정 대표의 신뢰는 굳건하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정 대표는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을 ‘글로벌 문화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정 대표는 오케스트라의 조직 안정화와 연주력 강화를 위해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악장 영입은 물론 수석 단원과 일반 단원 채용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재왈 대표는 참여와 소통을 중심으로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고 경영구조 개선과 안정화를 통해 조직역량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원만한 노사합의를 통해 해묵은 과제인 단원 정년제도를 도입하여 오케스트라를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활력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등 경영환경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서울시향은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세계 명문 악단의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자주재원 확충을 통한 재정 안정화를 기반으로 지속 성장과 발전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경영 부문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내외 네트워크 기반을 넓힌다. 기존의 후원 및 협찬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한편 신규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을 진행할 예정이다.

■ 2035 미래 비전 중장기 로드맵 수립

올해 재단법인 20주년, 창단 80주년을 맞는 서울시향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예술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아시아를 넘어 10년 뒤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한 ‘2035 미래 비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제7대 서울시향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재왈 대표는 재단 출범 20주년이 되는 2025년을 월드 클래스 오케스트라를 향한 첫발을 내딛는 원년으로 삼고 ‘지속가능성’, ‘혁신’, ‘발전’ 등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향은 글로벌 문화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누리는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혁신적인’ 교향악단을 목표로 ‘3년 단위의 10년 프로젝트’ 추진 전략을 수립한다.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서울시향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 ⓒ서울시향

■ 재단 출범 20주년, 창단 80주년 주목할 사업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클래식 음악계의 질적 성장과 클래식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서울시향은 2025년 재단 출범 20주년, 창단 80주년을 맞아 전 세계의 찬사를 받으며 클래식 음악계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과 다채롭고 화려한 클래식 향연을 펼친다. 

스무 살에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다시 서울시향 무대에 오르며, 2013년 ARD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상 수상을 시작으로 하노버 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콩쿠르 사냥꾼’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서울시향에 데뷔한다. 그리고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을 선보이며, 2023년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수상하며 K클래식 미래를 이끌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는 윤한결이 202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으로 직접 지휘한 본인의 작품 ‘그리움’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또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취임 전부터 러브콜을 보냈던 한국의 작곡가이자 영화 음악감독 정재일의 신작이 드디어 공개된다. 정재일은 ‘오징어 게임’, ‘기생충’ OST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으며, 2023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런던 공연에서 ‘어 프레이어’로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정재일의 신작이 올해 9월 얍 판 츠베덴의 지휘로 서울시향 무대에서 세계 초연된다.

지난 11월 중동의 문화 허브 아부다비에서 K클래식의 위상을 높인 서울시향이 올해 재단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연주자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 카네기홀의 초청으로 미국 투어에 나선다. 2007년 10월 유엔의 날 기념 카네기홀 공연과 2012년 4월 로스앤젤레스 등 4개 도시 북미 투어 이후 13년 만에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2025년 서울시향은 국립오페라단과 손잡고 오페라 무대에 도전한다. 서울시향은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얍 판 츠베덴의 지휘 아래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손꼽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공연의 공동 주최자로 참여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이 단순한 연주가 아닌 오페라 제작에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강변 음악회>, <파크 콘서트>, <행복한 음악회, 함께!>는 올해 재단 출범 20주년, 창단 80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초여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음악 축제 <강변 음악회>는 월드 클래스 지휘자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직접 지휘한다. 선선한 가을 이색적인 장소에서 다양한 장르의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꾸미는 <파크 콘서트>, 전문 연주자를 꿈꾸는 장애인 연주자와 음악으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행 프로젝트 <행복한 음악회, 함께!>도 예술성과 공공성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서울시향이 정성 들여 제공하는 대시민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