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열전 31] 김동원(최종회)
[배우열전 31] 김동원(최종회)
  • 김은균 공연전문기자
  • 승인 2012.01.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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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연극관이랄까 연기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내가 고보 시절부터 배운 유치진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는 리얼리즘 계통의 연극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리얼리즘 연극의 특징은 대사 전달의 엄격함에 있다는 걸 거야. 배우는 대사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아무리 큰 극장에서라도 맨 뒷자리까지 대사는 들리게 단련해야 해. 

▲ 1952년 부산에서 초연된 '처용의 노래' 에서 열연 중인 김동원 선생님

그리고 연기는 대사와 대사의 주고받는 호흡에서 결정되는데, 이는 대사와 대사 사이에서 주고받는 것과 밀고 당기는 것, 마찬가지로 배우와 배우 사이에도 적용이 되고 그리고 가장 궁극적인 것은 배우와 관객 사이에 주고받는 호흡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일본에는 축지(築地) 소극장이라고 있는데 극장의 절반을 뚝 잘라서 반은 객석 반은 무대로 양분되어 커튼으로 드리워져 있지. 커튼을 보면 포도송이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협동을 상징한다고 해. 그래서 프로씨니엄 무대에서 무대를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연극을 만들 수가 있는 거거든.   

나는 사실주의만이 유일한 연극 형식이라고는 생각지 않아. 하지만 가장 의미 있고 아름다운 형식이라고 생각해. 무대는 미화되고 신비스러워야 할 필요가 있지.  그런 면에서 프로씨니엄 무대라는 그림틀도 필요하며 관객과는 일정한 거리도 필요하다고 봐. 물론 추함 속에 아름다움도 있지. 그러나 예술은 그러한 것들을 걸러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 있다고 생각을 해. 모두가 발가벗기어지면 그건 현실이지 예술이 아니지 않아? 그런 면에서 나는 리얼리즘 연극을 고수하고 싶어. 예전에 어떤 이들은 사회운동을 위해서 또 어떤 이는 별별 목적으로 연극을 했다지만 나는 그저 연극이 좋아서 해왔을 따름이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