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서울시 공연 예술의 ‘허브기관’이 될 것
[인터뷰 -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서울시 공연 예술의 ‘허브기관’이 될 것
  • 조희영 기자
  • 승인 2012.02.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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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공연 유치와 창작공간거점화를 통해 아트센터의 브랜드 가치와 관객들의 문화예술 수준을 격상시키는 것이 목표”

   전형적인 ‘베드타운’의 성격을 띠는 강동구는 문화적 갈증을 겪고 있었다. 지역민들의 높은 문화적 수요에 반해 지난해 9월 강동아트센터의 개관 이전까지는 서울의 동남지역에 마땅한 문화예술공간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관 이후 높은 관객 점유율을 보이는 강동아트센터는 네 가지 전략을 취하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욕구를 만족시키려 한다. 고품격 공연 및 전시 유치는 물론, 대학 및 상주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문화 예술 창작의 거점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장르 및 계층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공간적인 특성을 살려 무용을 장려하며, 이와 관련하여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을 준비 중이다. 또한 아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사회공헌도 잊지 않는다. 문화예술 향유자, 공연자, 관련자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려는 첫발을 내딛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9월 개관 이래 초대 관장으로 취임한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과의 일문일답.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 강동지역의 문화적인 특성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강동구는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는 서울 지역 내에서 중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높지만, 생활 소득 수준에 비하여 이를 충족시킬 문화적 여건이 뒤떨어져 있다. 문화적 향유를 위해서는 강동구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고, 문화 창작 활동이나 문화 보급과 유통은 낙후되어 있는 편이다. 올림픽 공원이나, 유니버셜 아트센터와 같은 공연장이 있지만, 다목적 지역문화예술공간은 유일하게 강동아트센터 뿐이다. 송파, 하남권의 수요까지 연계하여 생각하면 잠재 관객이 매우 무궁무진하다. 그래서인지 개관 이후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 강동구에서 강동아트센터의 역할이나 지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트센터의 정체성은 단순히 공연만 이루어지고 공연장을 대관하는 임대업의 기능이 아니다. 아트센터를 통해서 창작 거점화, 지역민의 문화향수 제고, 지역민 문화를 선도해나가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공연을 올리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문화적 허브로서 역할을 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문화예술회관의 문화적인 기능은 관내 예술 단체 지원에 지나지 않아서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공연을 가끔 올리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의식도 높아진데다 사람들이 SNS나 인터넷을 통해 문화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기 때문에, 그런 지자체의 운영은 대세를 따라가기 힘들다. 아트센터라는 거점 공간을 전문 예술 경영인들이 문화향수 확대를 위한 전문적인 허브기관으로서 운영해나감으로써 지역구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그럼 강동구민들의 욕구를 반영한 강동아트센터만의 특성은 무엇인가
“지역민들의 특성 및 욕구를 반영한 네 가지 전략이 있다. ‘아트 팩토리’라는 제작과 유통과 소비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창작공간거점으로서의 역할, 공연장 시설의 특징에 맞는 특성화 전략,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 공헌, 마지막으로 감성 충전뿐만이 아닌 문화 예술을 통한 아트 커뮤니티를 강화시켜 문화 예술과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정서를 높이는 전략이다.”

▲강동아트센터 내 대극장 '한강'

- 네 가지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창작 예술 거점 공간화의 일환으로 상주단체를 영입했다. 현대무용단인 안애순 무용단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이 두 곳이 상주단체로 영입됨으로써 강동아트센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한양대 예약협동교류 예술대학의 콘텐츠 제휴를 맺었는데, 창작공간거점화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콘텐츠 확보 및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상주단체이고, 한양대 내의 문화예술 관련 잠재 인재들을 개발하고 한양대 관계자들에게 홍보·제휴를 통해 창작공간거점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연장 특성화 전략으로는 강동아트센터는 무용극으로 적합하다. 극장 객석 규모라든가 사이즈, 무대와 객석과의 거리, 백 스테이지의 구성 요소가 무용 장르에 맞는 형태로 돼 있다. 현대, 전통, 발레는 물론이고, 넓게는 넌버벌 퍼포먼스까지 가능할 것이다. 공공 극장이 잘 특성화하지 않는 비인기 장르인 무용을 특성화해 문화 예술에 기여하고, 동시에 아트센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 이유도 있어 무용 단체를 상주단체로 영입했다.
사회 공헌프로그램은 소위 말하는 문화배려다. 소외계층을 공연에 초청하거나, 할인 및 메세나 활동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 강동구에 사회복지수용시설들이 많은데, 다문화가정이나 장애우들, 노인들에게 꾸준히 공연 초청행사를 하고 있다. 그보다 더 큰 사업도 올해는 준비 중이다.
아트커뮤니티를 지역에서 강화하기 위해서 예술 아카데미와 같은 예술 교육, 예술인과의 대화 등 예술을 통한 지역민들 간의 상호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재즈 보컬리스트 로라 피지 내한 공연이 2월 29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 다른 지역의 문화예술회관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강동아트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프로그램은 극장의 성격과 하드웨어적인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중요한 건 공연 전시 프로그램으로 공연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글로벌스탠다드’한 우수 공연·전시를 많이 올리려고 노력중이다. 대형 공연장들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뒤지지 않도록 작지만 강한 공연장에 맞는 프로그램을 유치하려 한다.
아트센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좋은 공연과 전시.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들을 우선시 하고, 그 후에 문화복지로 나아가는 것이다. 좋은 공연과 전시가 근간이 되지 않으면, 결국 다른 곳에 가서 문화 복지 수혜를 받게 되면 그 기회는 자연히 줄어든다. 그래서 강동아트센터에서 세계적인 공연을 몇 가지 할 예정인데 그

▲'오토메타'전이 2월 3일부터 4월 7일까지 강동아트센터 아트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예로 2월 29일에 재즈 보컬리스트인 로라 피지의 내한공연이 있다.
그 외에 ‘배차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모차르트의 곡을 공연하는 3년간의 대장정 프로젝트로, 올해는 상주 단체인 모스틀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으로 시작한다. 오페라·뮤지컬도 외부단체와 함께 자체제작 했는데, 셰익스피어의 연극 ‘십이야’, 락 발레 ‘Being’ 등이 있다. 11월에는 강동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구성된 ‘강동예술인페스티벌’을 열 예정이다.
전시는 장기 전시를 위주로 계획하고 있는데, 2월 3일부터 ‘오토메타‘가 시작된다. 관람객이 손으로 직접 작동하면서 로봇의 과학적 원리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로, 체험적인 관람이다.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시기에는 무용과 관련된 사진이나 소품들이 전시될 것이다.“

 

- 공연·전시를 유치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있나
“공연·전시를 유치할 때 컨셉이 중요한데, 지역주민의 문화형성을 위해서 장르, 대중성, 연령, 계층, 시즌에 대한 안배가 필요하다. 봄 시즌에는 ‘제1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을 4~5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무용 특성화 공공극장으로서 구체화하는 시즌제 공연인데, 레퍼토리 시어터로서 국제 페스티벌로 발전시켜 보려고 한다. 전 공연장을 이용해서 세계적인 무용단체들의 초청공연과 플라멩코, 탭댄스, 탱고, 힙합 등 월드 댄스도 선보일 예정이고, 야외에서는 지역 동호회의 아마추어 댄스 경연과 같은 행사를 함께 준비 중이다.
방학시즌엔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각각 가을과 겨울에 맞는 것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러시아내셔널오케스트라, 조지 윈스턴 내한 공연, 도이치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공연들이 상연될 것이고, 7월에는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오리엔탈 콘센투스 국제합창제’가 개최된다.“

-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예술 아카데미가 지역 주민과의 소통 역할을 한다. 예술을 통해 잠재 관계를 개발해내고, 관심을 높여주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탭댄스나 클래식기타 교육을 강화하고 공연과 같이 연계하려고 생각중이다. ‘아톡’이라고 ‘아트앤톡’을 줄인 말로, 공연을 관람한 후 관객과 공연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지역 주민들과 SNS을 통해서 의견을 받고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면이 있더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어떻게 받느냐다. 관객들을 만족시켰는가 아닌가. 그런 평가를 위해서 50명의 서포터즈를 이미 모집했고, 우리가 기획한 매 공연마다 설문을 통해서 평가할 예정이다.”

-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개선해야할 점이 있다면
“작년 9월 개관 이후 올린 공연들의 객석 점유율이 85% 이상이다. 가격이 저렴한 점도 영향을 미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역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얼마 안 되었지만 서울지역 공연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공연예술계에서 바라보는 이미지도 좋은 편이다. 개선 과제라면 조직과 예산부분이다. 인력이 많거나 예산이 더 많았으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남은 과제는 강동아트센터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다. 관객에게, 예술인에게, 제작자에게, 대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가 각인되면, 이는 좋은 작품, 좋은 시설, 좋은 관객을 통해 명품 공연으로 이어진다. 작품이 좋으면 관객들도 서서히 물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강동아트센터의 부가가치이고, 이 무형의 부가가치를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했을 때 가치가 높아져야만 생산유발효과도 높아진다.”

▲강동아트센터 전경

- 마지막으로 강동아트센터의 비전에 대해서 한 마디 부탁한다
“작년 9월에 개관하고 3년 중기 계획 수립했는데, 가장 큰 비전은 ‘글로벌 스탠다드’한 공연장을 만드는 일이다. 지역구민들이 중산층이 많아 해외적인 공연들에 대한 수준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운영요소가 균형감 있게 이루어지는 것이 지역 주민에 대한 문화복지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거창한 비전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는, ‘액션 프랜들리’한 요소들이 잘 이루어진다면 3년 후에 서울 시내에서 매우 중요한 공연예술 ‘허브기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를 높이고 동시에 서울시 전체로 연결될 것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강한 고품격 공연장. 고품격 공연이지만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찾아와 볼 수 있는 공연장이 되어야 한다. 공연하고 싶은 사람들은 공연하고, 우리는 좋은 공연을 유치하고, 관객들은 좋은 공연 향유하는 일들이 3년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강동아트센터의 모습이다.”

 

■ 강동아트센터 서울시 강동구 동남로 870(상일동 477) , 대표전화 02-440-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