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광장문화]황혼을 더욱 붉게 물들게 할, 시니어관악대와 실버 취타대(吹打隊)
[김승국의 광장문화]황혼을 더욱 붉게 물들게 할, 시니어관악대와 실버 취타대(吹打隊)
  • 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4.02.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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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나이 65세 이상을 통계학에서는 '고령 인구'로 분류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총인구 51,751,065명 중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9,938,235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에 이르고, 2029년도가 되면 24.4%에 이른다고 한다. 현재 70대 인구가 20대 인구를 추월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거리에 나서면 5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니 노인 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1천만 명 가까이 이르렀지만 노인 복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다. 일터에서도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노인 빈곤율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0% ▲호주 23.7% ▲미국 23.1% ▲프랑스 4.4% ▲한국은 43.4%로 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우리나라의 산업화 및 민주화의 주역으로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하여 독일에 건너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했고, 열사(熱沙)의 땅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땀 흘려 일했고, 월남전에도 목숨을 걸고 참전해 미국으로부터 참전용사 수당을 달러로 받아 경제개발에 힘써 오늘의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주역들이 현재 노인 세대들이다. 자신들은 부모님 봉양과 자식 양육에 혼신을 힘을 다했지만, 정작 자신의 노후는 미처 준비를 못 한 세대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 사는 지금, 노인 복지는 결코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중요한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모든 국민이 관심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복지에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복지 개념인 ‘사회복지’가 우선하지만, 문화로 행복한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는 ‘문화복지’ 또한 중요하다. 예전 노인들은 돈 없고, 못 배운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의 노인들은 경제적 여력도 있고, 학력이 높은 노인들도 많아서 백세시대의 노인들이 사회에도 기여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한 문화복지의 방안 중 지자체마다 노인들로 구성된 시니어관악대나 전통 군악대인 실버 취타대(吹打隊)를 만들어 지원하는 것을 제안한다. 시니어관악대의 편성은 통상 지휘자 1명, 부지휘자 1명, 트롬본 3명, 유포니움 2명, 플루트 1명, 알토 색소폰 3명, 테너 색소폰 2명, 클라리넷 3명, 트럼펫 3명, 튜우바 2명, 큰 북 1명, 작은 북 1명, 심벌즈 1명, 드럼메이저 1명 등 총 26명으로 편성되나 인원은 조정될 수 있다. 실버 취타대는 지휘자 격인 무관(武官) 1명, 나발(喇叭) 4명, 나각(螺角) 4명, 태평소(太平簫) 4명, 운라(雲鑼) 1명, 용고(龍鼓) 4명, 꽹과리 4명, 장구 4명, 징 2명, 자바라(啫哱囉) 2명 등 30명으로 편성되나 역시 인원은 조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 노인 중에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생활예술 활동을 통하여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노인들의 수가 많다. 만일 지자체마다 서양 군악대인 시니어관악대나 우리의 전통 군악대인 실버 취타대가 신설된다면 생활예술 활동 등을 통해서 그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시니어관악대나 실버 취타대는 지자체와 지역 사회단체 및 기업의 요청이 있을 시 참가하여 의식 곡 연주 등을 통하여 행사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주말에는 지역의 명소에서 주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한 거리 퍼레이드를 펼쳐 지역 주민들에게 행복한 주말을 선물하고, 관광객 유치에 일조할 것이다. 

현재 강릉, 예천, 문경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자체의 지원으로 시니어관악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수원시에는 실버 취타대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관광 명품 공연을 펼치고 있어 전국으로 확대할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봉사활동을 통하여 노인들이 더욱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함과 동시에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생산적이고 창의적 노인 일자리 창출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고, 시니어관악대나 실버 취타대는 해당 지자체는 물론 전국적인 각종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조국 선진화의 주역으로서의 노인 세대의 자긍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세대 간 갈등 해소와 활기찬 명랑사회 분위기 조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