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건국이래의 두 번째 미술시장의 호황기가 올까?
[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건국이래의 두 번째 미술시장의 호황기가 올까?
  •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5.05.28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단색화의 투기조짐이 보이더니 불과 6개월이 채 넘지 않은 상태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술시장중의 일부인 그들만의 시장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7년 미술 호황기 때는 말 그대로 개미군단이 시장을 장악했었다. 장바구니든 아줌마들이 서울역사에서 진행되는 젊은 미술시장인 아시아프를 찾았고, 부산이나 대구 광주 등지에서 미술품 구매 계를 조직하여 서울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이제 말 그대로 미술시장의 10년 주기가 시작되는 2015년의 시장이 시작되었다. 

최초의 조짐은 86년 아시안 게임, 88년 올림픽을 정점으로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한차례 호황기를 누렸었다. 그때는 고미술은 물론, 원로 중견 할 것 없이 다양한 가격의 미술품이 판매되었다. 유수미술단체의 수장이거나 권위와 예술가 유명세가 뛰어난 이들의 작품이 당시의 인기 품목이었다.

80년대 중반의 미술품 과열이나 90년대 중반의 ‘한집 한 그림 걸기’ 혹은 ‘김과장 미술관 가는 날’ 식의 미술시장 또한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시장경제라는 것이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반백년 정점을 2007년에 찍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과거의 것들 중에서 중요한 것만 살아남는 이치를 또다시 겪었다.

2015년 올해 들어 두어 차례의 미술시장이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시장인 화랑미술제와, 부산화랑국제아트페어, 그리고 지난 5월에 끝난 서울오픈아트페어가 그것이다.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미술시장이라면 언제나 30% 정도의 판매량이 고수되고 있다. 누구는 팔리고 누구는 파리만 날리는 시스템은 대동소이하다. 전체적인 작품형식과 내용의 변화는 당연시 한다 할지라도 미술시장의 10년 주기설을 설득력 있게 받침해주는 일들이 여전히 돋보이는 상반기다.
첫 번째로는 미술 형식의 변화이다. 10년 전을 장악하였던 만화 주인공들과 세밀하게 묘사된 꽃들과 과수원시리즈의 온전한 퇴보가 그것이다. 팝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던 젊은 미술인들의 혈기가 사라진 시장이었다.

두 번째로는 언제나 그러하지만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등장하는 소위 말하는 아줌마 작가들의 약진이다. 누군가 들으면 기분 나쁜 말이 되겠지만 10년 전이나 20년 전 이때쯤에 전공 하였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쉬고 있던 여성작가들의 대거 포진이다. 이것을 좋거나 나쁘거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술시장이 형성될 즈음에 많이 데뷔한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신규 화랑들의 등장이다. 아트페어가 세계적으로 무척 많이 양산되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이름의 화랑들이 미술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현상 중의 하나이다. 이상과 같이 과거의 현상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는 올 한해의 상반기였다.

누군가 미술시장을 어떻게 가늠하냐고 질문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대답을 해 주고 싶다. 다만, 국제적으로 활동량이 많아지고 국내 미술시장에 포진하는 미술품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는 약간의 의아심을 버릴 수 없다.

이때를 즈음한다면 가격에 있어서는 3천만원~5천만원을 호가하는 미술품 거래가 양성화 되어야 함에도 현재의 미술시장은 음성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감지된다.

어찌 되었거나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두 번째 호황기가 도래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어떤 작품이 거래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하반기 미술시장은 상당히 호전적이며 거래량과 거래되는 미술품의 종류도 다양해 질것이라 전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