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8.10.21 일 02:14
   
> 뉴스 > 칼럼 > 박정수의 미술칼럼
     
[박정수의 미술시장 이야기] 대한민국과 미술시장
2016년 11월 21일 (월) 11:17:56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sctoday@naver.com
   
▲ 박정수 미술평론가/정수화랑 대표

상담실 직원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일 보다 나쁜 일, 즐거운 일 보다 불편한 고충이 더 많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일하기 위해는 아주 행복하고 웃는 얼굴로 “네 알겠습니다.”를 잘 해야 한다. 이곳을 찾은 불만 인에게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로 믿음과 신뢰를 주어야 한다. 

“네 잘 알겠습니다”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한 말이다. 소비자 상담실이나 여타의 안내데스크에서 자주 듣는다. 사람을 상대하여야 하는 이들은 언제나 친철한 목소리로 “네, 잘 알겠습니다”를 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무엇하나 책임질 말을 하지 못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상담실에서 제품하자나 책임소재를 말하는 소비자 불만이 들어오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상사의 결재가 있어야만 제품하자 등에 대한 수리나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친절한 이들의 "네, 잘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믿고 돌아서면 낭패당하기 일쑤다. 나중에 불만을 제기하면 알아듣기만 했기 때문에 어떠한 법적 책임조차 없다.  

⓵ 2017년 1월이면 4년 임기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 바뀐다. 그날을 위해 현재 4명의 미술인이 입후보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미술협회장이 되면 미술인의 권익과 미술인의 복지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들 하여 왔다. 미술대전을 투명화 하겠다고들 하여왔다. 젊은 미술인들의 등용문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비슷하다. “네 알겠습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만 반복되어 왔다. 우리나라에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만 하는 이가 있기 때문에 나라꼴이 이만저만 하지 않다. 나라가 그렇다손 치더라도 미술계에서는 더 이상 알아듣기만 하는 일을 그만 되어야 한다. 

⓶ 해도 해도 너무한다. 미술시장이 미쳐간다. 작가를 봉으로 알더니 이제는 그 봉마저 미술시장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각종 아트페어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미술시자의 규모가 축소되고 예술의 질 또한 추락하기 시작했다.

10여 년 전부터 아트페어가 활성화 되면서 화랑에서의 미술품 매매가 힘을 잃었다. 몇몇 부자 화랑들이야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이 있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신생화랑이나 넉넉하지 못한 자본의 화랑은 아트페어에서의 작품판매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좁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100여개가 넘어가면서 미술시장 구조의 황폐화가 시작되었다. 화가가 사업자를 내어 아트페어 참가하는 것은 새발의 피정도 밖에 안 된다. 아무나 화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나 중의 하나가 예술가일 뿐이다. 문제는 아트페어 숫자가 늘어나면서 비용을 지불하던 미술인들의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인 판매도 한계에 달했고, 젊은 미술인들은  작품 판매가 여의치 않아 더 이상 아트페어 참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아트페어 주최자는 부스만 팔리면 그만이다. 참가 화랑은 비용을 지불하는 작가만 찾으면 그만이었다.

소위 잘나가는(잘 팔리는) 작가는 아트페어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제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이들은 취미 활동하던 이들이거나 막 미술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초보 작가들이 아트페어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 질적 저하가 뻔하다. 이러다 보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끝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⓷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문화예술계가 도탄에 빠졌다. 구천 사백여명의 블랙리스트에 오르지도 못한 것을 슬퍼해야하는 현실이다. 나라가 이 모양인데 어느 누가 아트페어에서 그림을 사겠는가.

광화문, 서울시청 광장에서 국민의 함성이 아무리 거세도 “네, 잘 알겠습니다”보다 못한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말이 있는 이상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하늘아래 어느 곳에서는 여전히 예술의 열정은 살아 숨쉰다.  

     칼럼 주요기사
[탁계석의 비평의 창]국악관현악단을 ‘K-오케스트라’로 부르면 어떨까?
[공연리뷰] <헨젤과 그레텔>, 쉬운 곡과 드라마가 '미래의 오페라 관객' 이끈다
[성기숙의 문화읽기]신임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당면과제
[이창근의 축제공감] 백제문화제, 문화유산과 지역주민이 답이다
[탁계석의 비평의 窓] 작품은 문화영토다
ⓒ 서울문화투데이(http://www.sc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0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비욘드예술단과 함께하는 ‘가능성 그대
[전시리뷰]미아리 택사스 추억을 떠
시인 고 정지용, 가야금 명인 고 황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웃는 남
[탁계석의 비평의 창]국악관현악단을
이태리서 활동하는 현악기 제작가, 이
사계(四季)를 통해 보는 황진이의 삶
서울시관협 제 25대 국외여행위원장,
고판화박물관 '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
세종S씨어터 개관 "작품에 따라, 연
독자가 추천한 한주의 좋은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구독신청하기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3150 서울시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파빌리온 742호 | Tel:070)8244-5114 | Fax:02)392-6644
구독료 및 광고/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401-380923 사과나무미디어그룹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은영
Copyright 2008 서울문화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