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회복하고 있는 공연예술계, 다가오는 미래 느껴볼 수 있었던 교류의 장 《제 15회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종합] 회복하고 있는 공연예술계, 다가오는 미래 느껴볼 수 있었던 교류의 장 《제 15회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 이은영ㆍ진보연ㆍ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9.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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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완화 이후, 활기 넘치는 현장 느껴져
해외교류, 새정부 이슈 등 트렌드 파악한 네트워킹 세션 주목
공연예술 분야별 쇼케이스, 기술 활용한 새로운 시도 돋보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ㆍ진보연ㆍ이지완 기자] ‘Ovee the Bridge(다리를 넘어)’라는 주제로 열린 《제15회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코로나로 단절됐던 문예회관과 공연제작사 간의 활력 넘치는 교류를 끌어냈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코카카 이승정 회장이 인사말하는 모습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코카카 이승정 회장이 인사말하는 모습

2020년 갑작스레 들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은 오랜 시간 동안 문화예술계의 단절을 불러왔다. 매년 열렸던 공연예술계의 네트워킹 페스티벌도 팬데믹 기간에는 비대면으로 개최돼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다리를 놓다’라는 주제로 다시 대면 페스티벌을 시작했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이승정, 이하 코카카)는 올해에는 끊어진 다리를 놓고, 이제는 그 다리를 넘어 본격적으로 소통을 주도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개막해 22일까지 개최된 《제15회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는 지난해와 다른 미묘한 활기가 감돌았다. 지난해 온라인과 병행에 개최됐던 때와 달리 그룹 단위로 이동하고 있는 재단, 공연제작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움츠러들었던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도약과 시도가 느껴졌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열린 아트마켓 부스전시 모습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열린 아트마켓 부스전시 모습

2019년, 2020년에 연이은 공청회를 거치며 문예회관과 공연제작사 간의 진정한 교류의 장을 열기 위해 혁신을 주도한 코카카의 노력도 읽어볼 수 있었다. 아트마켓, 쇼케이스, 교류협력네트워킹 등의 프로그램 일정과 행사장 구조 안내를 위한 푯말이 해비치호텔&리조트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또한, 행사 전체 일정과 해비치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문예회관과 공연제작사의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 행사별 정리 책자를 마련해 참여자들이 보다 깊이 있게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해비치페스티벌 어플리케이션 제작도 눈여겨 볼 혁신 지점이었다. 어플리케이션에선 페스티벌 주요행사 스케줄, 행사장 약도, 현장중계 영상 등을 모두 확인이 가능했다. 또한 행사 중 기상 상황으로 인한 장소 변경 등과 같은 공지도 알람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해 축제 진행을 더욱 원활하게 했다.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행사장 별로 QR코드 입실, 퇴실 시스템을 마련해 참여 인원 파악 등에도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어플리케이션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어플리케이션

행사 1일 차의 공연제작사들의 레퍼토리 피칭으로 시작돼 2일차, 3일차까지 진행된 문예회관 부스 운영 아트마켓은 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 참가한 이들의 열정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공연제작사들은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미팅스케줄을 짜서 이동하고,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짜서 오는 등 온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보라아트뮤직 배애령 이사는 “지난해에는 혼자 해비치 아트마켓에 참여했는데, 올해에는 동료들과 함께 마켓을 찾아서 미팅에 참가하고 있다”라며 “아트마켓에서 다양한 공연장을 만나고 있기에 전국 지역 공연장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갖고 왔다”라고 넘치는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연 제작사를 만나고 있는 전국 문예회관, 문화재단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서귀포예술의전당 김미현 주무관은 “굉장히 많은 제작사와 미팅을 하고 있는데, 기존의 공연에서 변화를 꾀하고 현재 트렌드가 무엇인지 고민한 새로운 공연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전보다 점점 되살아나고 있는 공연 예술계 현장이 느껴졌다”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공연예술계를 중심으로 좀 더 확장된 네트워킹 자리를 만드는 KoCACA교류협력 네트워킹 섹션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해외교류, 새 정부 문화예술 정책 탐색, 공연예술계의 미래 등을 주제로 구성된 네트워킹 섹션은 지금 공연예술계가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교류협력네트워킹이 진행되는 모습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교류협력네트워킹이 진행되는 모습

20일, 행사 2일차에 진행된 ‘해외기관과의 협업 및 교류 활성화’ 섹션에선 해외 아트마켓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전 세계가 예술을 매개로 한 네트워킹으로 자국의 이미지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목적이 뚜렸했다. 우리나라 예술단체 중 이미 상당수가 K-아트로 중국과 유럽으로 진출, 속속 성공하는 가운데 코카카의 교류협력네트워킹은 이런 국제적인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전국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간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교류가 이뤄지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쇼케이스도 연극ㆍ뮤지컬ㆍ무용ㆍ음악ㆍ전통예술ㆍ다원예술 등으로 나뉘어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다. 각 예술단체마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시간은 예술 단체 대표의 레퍼토리 소개, 공연,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됐다. 공연 장면 시연의 퀄리티는 높았으나, 러닝타임 등 작품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오히려 질의응답 시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단체와 공연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정보 제공이 있다면 예술단체와 문예회관 모두에게 더욱 유의미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일환으로 제주탐라광장에서 프린지 공연을 하는 모습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일환으로 제주탐라광장에서 프린지 공연을 하는 모습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15살이 됐다. 예술가가 배제된 관계자들만의 축제라는 혹평을 들었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는 애정 어린 비판들을 토대로 내부 혁신을 꾀하며, 진정한 예술인들의 축제를 위해 매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수시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내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한편, 코카카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제15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오는 22일까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및 제주도 내 공연장 일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