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섭의 비평프리즘] 관객참여형 미술의 증가와 새로운 미술관에 대한 사회적 요구Ⅰ
[윤진섭의 비평프리즘] 관객참여형 미술의 증가와 새로운 미술관에 대한 사회적 요구Ⅰ
  • 윤진섭 미술평론가
  • 승인 2023.08.2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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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섭 미술평론가

Ⅰ.

‘대구‧경북지역’이란 말이 있듯이, 경상북도와 대구는 흔히 동의어처럼 묶여서 통용된다. 왜 이런 표현이 유래했을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세기 말엽에 도달한다. “1896년 8월 4일, 13도제의 실시에 따라 ‘경상북도’라 부르게 되고, 경상북도의 수부(首府)는 대구부에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1)

위키백과의 경상북도에 대한 설명은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보다 선명하게 만든다. 이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경상북도(慶尙北道)는 대한민국 남동부에 있는 도이다. 동쪽으로는 동해, 서쪽으로는 전라북도‧충청북도, 남쪽으로는 대구광역시를 둘러싸며 울산광역시‧경상남도와 접하고, 북쪽으로는 강원특별지치도와 경계를 이룬다. 행정구역은 10시 12군이다.”

이를 지도에서 확인하면 토끼처럼 생긴 한반도 중에서 꼬리가 달린 엉덩이 부분에 해당한다. 면적은 18,420제곱 킬로미터이며 인구는 2023년 기준, 약 2백 60만 명에 달한다.

Ⅱ.

1992년, 지방자치제의 실시 이후 전국에 도립미술관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도립미술관이 없는 곳은 경상북도를 포함하여 충청남북도와 강원도이다. 충청남도는 올 연말에 도립미술관 착공을 준비 중에 있으며,2) 충청북도는 도립미술관 건립 이전에 분관 격인 ‘충북갤러리’를 올해 6월에 서울 인사동에 열고 안승각, 박석호, 임직순, 정창섭, 이기원, 윤형근, 안승각, 하동철 등 충북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를 열었다.3)

그렇다면 경북은 과연 어떤가? 최근에 영남일보는 경북도립미술관의 건립 용역 착수 및 자문위원회가 발족되었는 바, 경북도립미술관 건립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역점 사업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4) 다음은 기사의 일부이다.

“경북을 대표하는 예술작품과 미술사 등을 두루 담아낼 경북도립미술관 건립이 재추진된다. 이달 중 도립미술관 건립 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도청 신도시 내 도립미술관 건립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중략)....경북도립미술관 건립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앞서 도는 지난 2018년 도청신도시에 도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까지 마쳤지만, 정부의 사전 평가를 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중략)...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민만을 위한 미술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작년부터 준비해왔다”며 “지역의 미술사, 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Ⅲ.

그렇다면 장차 안동 도청 신도시에 세워지게 될 경북도립미술관은 과연 어떤 성격의 미술관이 돼야 할까?

이러한 질문은 향후 건립될 경북도립미술관의 문화적 정체성과 맞물려 매우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지방자치제의 실시 이후 전국에 많은 수의 도‧시립미술관이 세워졌는데, ‘그 밥에 그 나물’ 격으로 서로 비슷하여 해당 지역 미술인들의 소장 작품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만큼 뚜렷한 변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축제도 마찬가지여서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서두에서 제시한 ‘대구‧경북지역’이란 말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왜 대구인가? 이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대구’가 차지하는 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현대미술의 메카’로서 대구가 차지하는 높은 위상과 전통은 곧 그 자체가 ‘문화적 정체성’이라고 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 건립되는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새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징표로서 깊은 의미의 상징성을 띠지 않으면 안 된다. 전통이라는 고루한 인식의 틀에 갇혀서도 않되고, 또 오직 새로움만을 추구한 나머지 완전히 전통이 배제되어서도 안 되는 이중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음 그 안에 담길 내용이란?


1) 위키백과 경상북도편 참조. 
2) NEWS1 이찬선 기자 보도 2023.06.26. 충남미술관은 2025년 말 개관을 목표로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간다. 도는 개관 이전까지 충남 미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우수작품 100점 이상 수집 계획을 수립하고 11월까지 작품수집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건호 충청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기자 브리핑 보도 중에서.
3) “민선 8기를 맞아 이제 충북에도 도립미술관 하나쯤은 설립돼야 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목판화가 김준권.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블로그 ‘판화사랑’(2022.9.30.)에서 재인용. 
4) 2023년 4월 6일 자, 오주석 기자.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