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광장문화]내년도 공연지원사업 공모 탁상행정의 결과물
[김승국의 광장문화]내년도 공연지원사업 공모 탁상행정의 결과물
  • 김승국 문화 자유기고가/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3.12.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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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문화 자유기고가/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김승국 문화 자유기고가/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그저께(27일)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2024 문화예술 전국 창제작 유통 지원 사업설명회’를 가지고, 바로 다음 날인 어제(28일)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와 ‘2024 공연예술 유통 공모’를 발표하였다.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는 종전 한문연이 주관하던 ‘방방곡곡 문화공감 공연지원사업’의 대체 사업인데 크게 두 가지가 달라졌다. 

그 하나는 신청 주체가 민간 공연예술단체였던 것이, 민간 공연예술단체와 문예회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민간 공연예술단체가 공모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문예회관 협약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종전에는 퀄리티가 높은 공연의 경우 여러 군데 문예회관 공연도 가능하여 많게는 수억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신청 주체당 지원금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문예회관으로부터 협약서를 받아내야 응모할 자격이 주어진다. 평소 문예회관 종사자들과 끈끈한 인간관계를 갖고 있지 못한 대부분의 민간 공연예술단체들은 공연 제안서를 들고 협약서를 받아내기 위해서 전국의 문예회관 공연 담당자들을 만나기 위해 헤매다녀야 할 것 같은데, 생면부지의 공연관계자들이 선뜻 만나줄지 의문이라 막막한 심정이다. 

민간 공연예술단체 사이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 사업’도, 수억의 공연지원비가 지급되는 종전 예경에서 시행해왔던 ‘공연예술 유통 공모’도 평소 지역 문예회관과 네트워크가 좋은, 다시 말해 소위 ‘지인 Chance’를 잘 쓰는 공연예술단체에만 유리한 공모 사업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나마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 사업’에 선정된들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할 수 없으므로 민간 공연예술단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공모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검토도 했을 것이고 고민해서 나온 공모사업안이겠지만, 민간 공연예술단체의 고충이나 고민을 충분히 담지 않은, 현장을 너무도 모르는 탁상행정의 공모안이란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