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세계4대 오케스트라 단원 한 자리에…<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현장스케치]세계4대 오케스트라 단원 한 자리에…<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3.28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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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25, 서울ㆍ인천서 5회 공연
빈필 13명·베를린필 13명·뉴욕필 8명·RCO 8명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암스테르담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 세계 4대 오케스트라 현역 단원들이 오는 5월 한국에서 한 무대에 선다. 전 세계 최초로 진행된다는 이 엄청난 조합의 협연자로는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가수 김호중이 나선다. 

5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과 인천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콘서트는 클래식, 영화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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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고필규 두미르 대표, 유소방 SBU 대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의 미쉘 김 악장, 로렌츠 아이히너 음악감독

이 공연에는 빈필 단원 13명, 베를린필 단원 13명, 뉴욕필 단원 8명, RCO 단원 8명이 참여한다. 여기에 서울시향과 케이비에스(KBS) 교향악단 단원 등을 합쳐 모두 60여명 규모다. 한국인 단원으로는 베를린필의 비올리스트 박경민, 뉴욕필의 바이올리니스트 최한나와 첼리스트 패트릭 지가 함께 한다. 악장도 한국 출신인 뉴욕필의 부악장 미셸 김이 맡았다.
 
우선, 클래식 연주 본연의 사운드에 집중할 수 있는 ‘존 윌리엄스 스타워즈’ 콘서트가 5월19일 아트센터 인천,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해리포터, E.T, 슈퍼맨, 쥬라기공원, 죠스, 인디애나존스, 쉰들러 리스트, 스타워즈 시리즈(1977-2019) 주제곡 등 존 윌리엄스의 아름답고 장엄한 음악을 들려준다. 전주시립합창단의 대규모 합창 협연도 마련했다.

이어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김호중 & 아이다 가리풀리나’ 콘서트가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세계 3대 소프라노로 불리는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넓은 음역대와 단단한 음색으로 ‘트바로티’로 불리는 K-팝페라 아티스트이자 테너 가수 ‘김호중’이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와 펼치는 이번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시도로 기획됐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 아이다 가리풀리나는 2013년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주최의 오페렐리아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Juan Diego Florez),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와 함께 정기 공연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소프라노이다.

벨리니 ‘노르마’,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푸치니 ‘투란도트’ 등의 오페라 아리아와 성악곡, 엔니오 모리코네, 레미제라블, 대부 등 영화음악 주제곡, 스타워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영화음악 거장 존 윌리엄스의 명곡 등을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협연하는 테마 프롬(Theme From) 쉰들러 리스트, 영화 기생충 테마음악도 연주할 예정이다.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고필규 두미르 대표, 유소방 SBU 대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의 미쉘 김 악장, 로렌츠 아이히너 음악감독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 자리에 모으기 매우 어려운 세계적 명성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어렵게 모였는데 클래식이 아닌 대중성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고필규 두미르 대표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마니아가 아닌 대중들의 품에 클래식이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 시작된 공연”이라며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처음부터 모차르트나 드보르자크를 선보이기보다, 존 윌리엄스의 곡들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호중의 출연에 관해 고 대표는 “성악, 팝페라, 트로트 등 여러 장르를 섭렵한 김호중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할 수 있어서 함께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공연기획자 유소방 SBU 대표는 2020년 1월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열린 존 윌리엄스의 빈필하모닉 데뷔 공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영화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대해 유 대표는 “영화음악의 기반은 클래식이며, 존 윌리엄스의 곡들도 클래식을 기반으로 작곡된 클래식이다. 오케스트라의 영화음악 연주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전하며 “한국의 클래식 소비 인구는 아직도 매우 적다. 이번 프로젝트가 클래식 인구 확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오페라 전문가로 활동해온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가 지휘봉을 잡는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연주 단체들이 만나 하나의 음악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연주 방식 등의 조율에 어려움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로렌츠 아이히너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연주 방식, 각자의 삶의 경험, 음악에 대한 생각 등에 적응해 나간다. 이에, 연주자들의 이번 만남 역시 그들에게 또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모든 클래식 연주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클래식이든 영화음악이든 우리가 연주하는 것은 ‘음악’이다”라며 “모이기 쉽지 않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통해, 단원들도 서로의 전통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모험이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라고 전했다.

미쉘 김 악장은 “뉴욕필하모닉 등 주요 오케스트라들은 달라지고 있다. 여성을 받아들이고, 긴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고, 클래식만이 아니라 영화음악, 록 밴드와도 협연한다”라며 “이번 공연을 열 수 있어 감사하다. 어렵고 빠른 곡들이 많아 팔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신나게 놀아볼 생각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