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예를 지켜온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93주기 추모
한국 공예를 지켜온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93주기 추모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3.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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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소반 등 한국 공예 연구 및 녹화산업 공헌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한국 공예를 연구하고 지켜온 일본인을 기억하는 행사가 있다. 매년 4월 초 서울 망우리 공원 묘역에서는 다쿠미 현창회(이사장 이동식) 주최로 아사카와 다쿠미의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오는 4월 2일 오전 11시에 93주기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아사카와 다쿠미 ⓒ황정수
▲아사카와 다쿠미 ⓒ황정수

“저는 처음 조선에 왔을 무렵, 조선에 산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조선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몇 번이나 고향에 돌아갈까 생각하였습니다(....) 조선에 와서 조선 사람들에게 아직 깊이 친밀감을 느끼지 못했던 무렵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고 조선 사람들의 마음을 이야기해 준 것은 역시 조선의 예술이었습니다.”

- 다쿠미가 야나기 무네요시에게 썼던 편지 내용 中 -

아사카와 다쿠미는 1914년 한국으로 넘어와, 야나기 무네요시와 함께 도자기·소반 등 한국의 공예를 연구했다. 그는 조선민족작물관을 건립하는 등, 일본 치하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국의 공예를 적극적으로 지켜내고 구하기 위해 애써왔다. 임업에도 정통했던 그는 녹화사업에도 크게 공헌했으나, 가로로 인해 1931년 4월 2일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묘비 옆에 세워진 한국 임업시험장 직원들이 건립한 추모비 비문에는 그를 기리는 한국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 새겨져 있다.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간 일본인
여기 한국의 흙이 되다

- 아사카와 다쿠미 추모비 비문 中 -

올해는 그가 세상을 떠난지 93주년이 되는 해로, 올해 역시 그를 잊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그의 묘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는 이동식 다쿠미 현창회 이사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원로서예가 김양동,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심규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이동식 저술가 등 각계 인사들이, 일본측에서도 주한 일본 공사, 전 마이니치 특파원 등이 참석한다. 

아사카와 다쿠미 현창회 관계자는 “한국을 위해 애쓰다 이 땅에 묻힌 한 일본인의 고귀한 뜻을 함께 기렸으면 한다”라며, “전정한 한 일 두 나라 사이의 우호 증진의 새로운 계기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