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금릉 김현철 작가의 초상화와 산수화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겸재정선미술관(관장 송희경)은 신년 첫 전시로 김현철 초대개인전 《전신(傳神)과 진경(眞景)》을 1층 제1, 2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두 개의 파트로 이뤄져 있다. 1부에서는 초상화를 조망한 《전신(傳神)》을 오는 16일(목)부터 내달 23일(일)까지 39일간 개최하고, 2부에서는 산수화를 조망한 《진경(眞景)》을 내달 28일(금)부터 오는 4월 12일(토)까지 44일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17일(금) 12시에는 전시 개막식이 개최된다.
금릉 김현철(1959~)은 한국 전통 회화의 깊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초상화와 산수화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임모(臨摹)를 기반으로 옛 대가의 정신과 기법을 배워 그림 그리기의 기본기를 다졌으며, 철저한 현장 사생(寫生)을 토대로 자연의 경물을 새롭게 표현하면서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실천했다.
그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필법과 조형원리를 익히기 위하여 겸재 정선을 비롯한 작가들의 화풍을 학습, 진경산수화와 궁중기록화, 초상화의 정수를 탐구하며 전통 회화의 핵심 요소를 작품에 도입했다. 작가는 한지, 비단, 린넨, 삼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표현의 폭을 넓혀가며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실험적 시도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인 《전신(傳神)과 진경(眞景)》은 동아시아 회화에서 초상화와 산수화를 설명하는 핵심이다. 전신은 인물의 초상을 그릴 때, 형태를 중시하기보다 인물의 정신성을 그려낸다는 의미이고, 진경은 실제 경치를 보고 그것과 닮게 그리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개념을 의미한다.
1부 전시 《전신(傳神)》은 초상화를 주제로 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초상화에서 한 인물의 전형적 묘사를 중요시하면서 전신(傳神), 즉 그 사람의 정신까지 전해준다는 개념으로 해석했다. 김현철은 초상화에서 주인공의 외모뿐만 아니라 개성, 감정, 태도까지 표현하여 인물의 내면과 심리까지 드러냈다. 의복과 소품 묘사로 신분이나 직업을 나타냈고 구도, 자세, 손이나 눈 같은 세부 묘사를 통해 한 인물의 개성과 인물의 독특한 분위기까지도 담아냈다.
2부 <진경(眞景)>에는 옛 명작을 모사한 작품부터 ‘진경’을 새롭게 해석한 산수화와 전통 목조건축물을 정밀하게 묘사한 계화(界畵)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통 회화에서 출발해 새로운 형식과 양식으로 완성된 김현철의 현대적 진경산수화와, 오랜 수련과 깊은 성찰로 창출된 정중동(靜中動) 미학을 감상할 수 있다.
한라산의 영실을 주제로 한 <영실>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작가는 2010년 무렵을 기점으로 제주도의 경관을 작품의 주제로 삼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짙은 푸른빛이 그의 작품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주도 시기에 작품부터 드러난 특징이다. 2020년을 전후로는 화면 전면에 검은 먹빛이 등장하며 그 안에서 어렴풋이 드러나는 산수의 모습이 마치 꿈에서 본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울산바위>는 작가가 여러 번에 걸쳐 제작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2023년 작품과 2024년 작품이 함께 전시되는데, 이러한 그의 작업방식은 사생에 기반하고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반복해서 그려내는 정선의 작업 방식과 닮아있다.
바닥에 깔린 짙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듯이 보이는 건축물은 창덕궁의 인정전이다. 작가는 전통회화의 다양한 모본(母本)을 익혔는데, 그중 하나가 계화(界畵)이다. 계화는 건축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전통적인 장르이다. 작가는 사실적인 초상화, 산수화 외에도 계화를 그려내며 기존의 산수화 작업의 새로운 변주를 보여줳다.
송희경 겸재정선미술관장은 “김현철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기록하며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및 군경 500원(단체 관람 시 성인 700원, 청소년 및 군경 300원)이다. 만 6세 미만 및 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등은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02-2659-22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