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들의 복지 정책을 논하는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가 지난 19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함께 연 이번 토론회는 지난 2011년 '예술인 복지법' 제정 이후 그간의 정책 추진 경과와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해 검토하면서 문화예술 분야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자문기구인 '문화예술공정위원회' 1기 활동 종료를 계기로 그간의 운영 성과와 앞으로의 개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은 '촘촘한 창작안전망 구축, 창작을 통한 적극적 복지체계 구축, 공정한 예술생태계 조성'을 내세우면서 우선 안전망 구축을 위해 창작준비금을 지원하고 사회보험 제도 설계 및 사회보험료 지원. 시간제보육지원 등 보육 및 심리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창작을 통한 적극적 복지체계 구축을 위해 "신규 예술직무 창출로 예술인의 직무역량 증진 및 자활을 지원하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뒤 공정한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서면계약 의무화와 표준계약서 개발 및 보급, 불공정행위 제재, 예술인 신문고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과장은 서면계약 의무화와 표준계약서 보급, 예술인 신문고를 강조하면서 "강력한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무조건 쓰도록 정착시키고 법적 구속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황승흠 문화예술공정회 위원은 '불공정행위 제도'가 나온 것에 대해 "예술인을 근로자로 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있었고 사업자법제는 예술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 보호한다는 헌법 22조 1,2항과 예술인복지법 3조에 의거한 '자유롭게 예술활동에 종사하고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에 의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공정행위 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해 예술인을 벗어나 예술활동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별도의 예술인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문화예술사업자의 범주를 확대하며 새로 도입되는 합의제 의결기구가 시정명령 전단계의 분쟁조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자신들의 현실을 반영하며 문제제기를 했다.
김민규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은 공연계, 그리고 출연료 지급 문제가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불공정사례로 나온 것을 제기하며 "불공정행위를 막는 것 못지 않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불공정행위가 발생하는 환경이다. 환경 개선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사업자 자격으로 나온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예술인의 근로자성에 대해 예술인과 문화예술사업자간의 인식 차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들이 노사나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라고 저는 생각한다. 여러 방면의 합의가 이루어져야하며 권리와 책임, 투명성이 뒷받침되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송창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는 "방송연기자 조합원 중 약 72%가 연소득이 천만원 이하이며 올 7월 기준 방송드라마 미지급 현화이 약 29억원"이라면서 "권고가 아닌 강제조항으로 강력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들끼리 자율로 하라고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고 서로의 관계 때문에 오히려 신고를 하면 비난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반발했다.
박창욱 뉴스1 문화부장은 "예술인 중심으로 치우친 대신 기업 또는 사회기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거 현행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예술인 직무에 대한 사회적 필요를 창조해 '예술을 통한 혁신'을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복지정책이 실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연료 미지급' 등 문제들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문화계의 현실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 없이 성과만을 이야기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촬영 중 부상을 입었음에도 보상을 받지 못해 결국 사비로 모든 치료를 받아야했다는 참가자의 발언과 여전히 벽에 막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예술인의 발언이 나오면서 예술인 복지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규헌 문화예술공정위원회 회장은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예술인복지재단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문제가 있을 시 바로 이야기를 해준다면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