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국내 유일 ‘논산 판소리고법 무형유산전수교육관’ 건립의 필요성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국내 유일 ‘논산 판소리고법 무형유산전수교육관’ 건립의 필요성
  •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4.04.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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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지역의 역사 문화예술자원인 판소리와 지역 마을의 문화예술공동체로 인구소멸위기를 극복한 논산 벌곡면 덕곡리에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절대적으로 필요” 
 
조선 왕릉 대부분이 서울 외곽에 있는 반면, 서울 강남 한복판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이 있다. 지하철 2호선역으로 선릉역이 있고, 9호선과 수인분당선역으로 선정릉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갈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선릉은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1457~1494)과 그의 계비인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고, 정릉은 성종의 둘째 아들이자 조선 제11대 왕인 중종의 능이다. 선정릉역 3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큰 건물을 볼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이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고 무형문화재의 안정적 체계적 전승 보전을 위한 전수교육관의 건립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75년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자리에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이 개관하였다, 학교내 전수회관이다 보니 규모도 작고, 사용에 있어 불편함이 많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은 현재 위치에 터를 잡고 1981년 10월27일 무형문화재전수회관 개관식을 가졌다. 새로운 전수회관도 입주를 희망하는 무형문화재단체도 많아지고 공연장, 전시관, 세미나실, 회의공간 등 공간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부지를 더욱 넓혀 공사비 155억원을 들여 1997년 서울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을 신축하였다. 건물 명칭이 2016년 문화재보호법개정에 따라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으로 바뀌었고 현재 건물은 2005년 증축된 것이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지역의 국가무형문화재종목 뿐만 아니라 시도 지정무형문화재 종목들의 보존과 전승교육을 위한 전수교육관 건립에 대한 요구들이 빗발치게 되었다. 1998년에는 「양주상여회다지소리전수회관」 등 10곳을 건립 지원하였으나, 2020년도 이후 매년 1곳만 건립비 지원(국비 50%) 선정을 하고 있어 지역에서 무형유산전수교육관 건립은 하늘에서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문화재청에서 건립비 지원 예산 부족 문제도 있겠지만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건립 이후 보유자 사후 전승이 활성화 되지 않거나, 지자체의 지원과 관심 부족으로 운영 부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 2024년 3월까지 전국 165개 전수교육관 가운데 일부 여러 잡음으로 인해 운영이 전혀 되지 않는 것도 있다.

2025년 문화재청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건립」 지원 사업 신청에 논산시에서 신청한다고 한다. 논산시는 우리나라 조선 3대포구 중 하나인 강경포구를 중심으로 풍부한 물류의 공급지로서 자연스럽게 정신문화와 예술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기호유학의 거점이었던 논산 명재고택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한국유교문화와 충청지역 국학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2022년 개원하였다. 논산시의 정신문화적 가치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담아낸다면 논산시의 예술문화적 가치는 무엇으로 풀어낼 것인가. 『조선창극사』(1940년)에는 판소리의 장단명이자 악조명이기도 한 진양조를 창시한 인물로 논산 강경 출신의 김성옥(1801~1834)으로 기록하고 있다. 판소리가 서민음악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가지고 시대적으로 확장성을 가질수 있게 한 공로는 김성옥 명창이고 지역적 기반은 논산이다.

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고법 김청만 보유자가 22년째 외부 공연 이외에는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에 정을 붙이고 후학 양성과 지역 주민들에게 고법을 전수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2일간 오후3시부터 5시까지 마을 사람들과 제자들을 대상으로 고법과 판소리 등을 3년째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전국 곳곳마다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위기를 이야기 하는데 이곳 덕곡리는 얼마전 김청만 명인이 있는 이곳에 마을예술공동체가 좋아서 대전 등 인근 지역에서 유입이 되어 덕곡1리와 2리로 분화되는 등 오히려 인구가 늘고 있다.

일통 김청만 명인이 이곳으로 터를 옮기게 되자 한적했던 시골마을이 (사)일통고법보존회 전국 8개지회 137명의 이수자와 전수자, 반주가 필요한 춤 종목의 선생과 제자들이 모여들어 사시사철 우리 소리와 고법, 춤으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이에 덩달아 고법과 판소리를  배워 매년 정월 대보름에 열리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와 연말 ‘산골음악회’에 출연하여 지역 문화예술 공동체를 이뤄가고 있다. 5년전부터 마을 주민들과 지역 유지들이 자발적으로 ‘김청만명인전수관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벌곡면 사회단체장을 비롯해 주민동의서를 받아 전수관 건립을 소망하고 있다. 전국 무형유전수관 165개 가운데 판소리 무형유산전수관은 8곳인데,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고법 전수관은 하나도 없다.

논산시는 판소리적 측면서에 역사적·지역적 당위성, 판소리의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성은 차고도 넘친다. ‘일고수이명창’이란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판소리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판소리고법’의 보존 진흥을 위한 논산시 무형유산전수교육관 건립 결정이 문화재청에서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