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극단 달팽이주파수가 창단 7주년을 맞는 내년 2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저수지의 인어> 초연 무대를 갖는다.
극단 달팽이주파수는 ‘인간성 상실’이라는 주제를 테마로 한 ‘회색인간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밥을 먹다> <얼음땡>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상실되거나 점차 퇴색되어 가는 여러 가치와 의미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4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저수지의 인어(작 송천영, 연출 이원재)>는 허무와 외로움, 실체 없는 불안으로 희망을 잃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철수는 하루 종일 가만히 서서 저수지를 지키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가장 노릇을 한다. 감정의 동요가 거의 없는 철수이지만, 그가 유일하게 열정을 갖고 몰두하는 일은 ‘글쓰기’다.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 ‘영희’와 습작을 주고받으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문득, 영희의 도움으로 멸종 위기인 ‘인어 부자(父子)’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게 된다. 철수는 자신이 만든 ‘인어 부자(父子)’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연극 <저수지의 인어>는 무기력한 현실, 온기 없는 온라인 공간, 신비의 생명체가 사는 가상의 공간 등 세 개의 클리셰를 치밀하게 연결한다. 작가 송천영은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허무와 외로움, 실체 없는 불안으로 희망을 잃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원재 연출은 “철수는 아버지를 보며 바다로 떠나기를 두려워하는 인어를 본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 철수(아들)의 고독한 일상을 보면서, 과연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인간이란 존재하는가? 그들은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우리는 희망을 꿈꿔도 되나? 등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두려움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다. 이 질문들을 우리 시대에 담아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저수지의 인어>는 평범한 일상을 잠식한 거대한 우울감을 무대 전면에 상징적으로 구현하고, 조명과 멀티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가상 공간을 드라마틱 하게 표현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할 예정이다. ‘철수’ 역에 이기현, ‘아버지’ 역에 유병훈, ‘영희’ 역에 이윤수를 비롯하여 김태향, 심원석, 한동희, 변민경이 출연한다.
<저수지의 인어>는 ‘이유 있는 삶’을 찾기로 한 청년을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불안함을 위로한다. 2월 7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