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다
[지상중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다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11.23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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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 개인ㆍ기업 등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
문화예술 행사,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 많아
축제서 다회용기 사용 등 다양한 사례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지속가능성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다. 이번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열린 토론회 코카카(KoCACA) 교류협력네트워킹의 예술경영 섹션에서는 “문화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묻다. 그린콘텐츠”를 주제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사회를 맡은 이의신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가 개회사로 토론회의 막을 열었다. 하남문화재단 문화정책사업팀장 김보연, 유상통 프로젝트 대표 오동석, 트래쉬 버스터즈 대표 곽재원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토론회 '코카카 교류협력네트워킹' 예술경영 섹션 현장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토론회 ‘코카카 교류협력네트워킹’ 예술경영 섹션 현장

김보연 팀장은 “ESG 泌 환경 시대 문화재단의 역할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환경 문제에 있어 문화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발표했다. 김 팀장은 “환경 문제는 공공을 넘어 개인과 기업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의 과제”라며 하남문화재단에서 진행했던 지속가능성 사업을 소개했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한 문화예술 네트워크 지원사업 ‘환경&문화 실험실(E&C LAB)'이 그 사례로 환경과 문화예술 융‧복합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문화 다양성을 실현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활동이 확장되려면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동석 대표는 “‘환경은 이슈가 아니다’ 환경을 예술장르로 인식한 예술단체, 유상통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유상통 프로젝트’라는 이름은 유쾌‧상쾌‧통쾌하지 않은 내용을 유쾌‧상쾌‧통쾌하게 풀어내는 프로젝트라는 의미로, 오 대표가 VJ로 활동했던 시절부터 사용했다고 한다. 2017년 고래 사체 발견 뉴스로 시작된 음악극 <멸종위기 동물편> 등 환경 문제와 창작 활동을 연결하려는 유상통 프로젝트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또한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이슈로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이제는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명종위기동물편' 공연 현장 (사진=유상통프로젝트 홈페이지 제공)
▲뮤지컬 '명종위기동물편' 공연 현장 (사진=유상통프로젝트 홈페이지 제공)

곽재원 대표는 “일회용품과의 전쟁”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축제 기획자로 활동했던 곽 대표는 쓰레기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문화예술 행사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줄여나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곽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 트래쉬 버스터즈는 일회용품에 기반한 선형 경제에서 다회용기에 기반한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추구한다. 곽 대표는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진행된 ‘한여름 밤의 뮤직 페스티벌’을 주요 사례로 들며,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쓰레기봉투가 300개에서 5개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 다회용기를 들고 축제에 참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트래쉬 버스터즈와 같은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는 원주다이나믹댄싱카니발 이재원 총감독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조한익이 참여했다. 

이재원 총감독은 “필(必)환경 시대에 문화예술은 기업이나 정부에서의 역할의 범주에서 벗어나 예술의 가치를 가지고 시대 변화를 표현해야 할 것이다”라며 “문화예술이나 축제의 범주 안에서 이루어지는 쓰레기 문제는 단순히 관람객이 만들어내는 부분이 아닌 축제의 홍보방식부터 무대 설치 등 미처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더 심각할 수 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예쁜 쓰레기’를 생산하는 대신 “홍보 마케팅의 인식 변화를 꾀하여 홍보물이라는 개체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래쉬 버스터즈 공식 홈페이지 (사진=트래쉬 버스터즈 홈페이지 제공)
▲트래쉬 버스터즈 공식 홈페이지 (사진=트래쉬 버스터즈 홈페이지 제공)

조한익 팀장은 제일 먼저 모바일 티켓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보호뿐 아니라 다양한 편리함과 확장 가능성을 지닌 모바일 티켓이 곧 일상화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2019년 3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 공연 관람료를 헌책과 헌 옷, 그리고 지역소상공인, 관내 재래시장 사용 영수증으로 받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제공받은 물품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전달하며 기관 차원에서 지속가능성 이슈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전문가가 직접 나서 지속가능성 이슈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논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를 기점으로 더욱 환경을 생각하는 문화예술계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