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김동연 대통령 후보 “문화강국 꿈꾼 백범 김구 선생 뜻 깊이 새길 것”
[Special Interview] 김동연 대통령 후보 “문화강국 꿈꾼 백범 김구 선생 뜻 깊이 새길 것”
  • 이은영 발행인‧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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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발전, 종사자 권리 향상에서 시작될 것
문화예술인 권리보장·복지 강화, 제도 정비, 창작준비금 확대
지역문화‧관광 결합 지역문화 플랫폼 확산, 보편적 문화 향유권 필요
소극장 공연 즐겨 보고, 아내에게 그림엽서 보내며 그림 취미 키워
아주대 총장 시절, SOS장학금‧파란학기제 도입 등 파격 소통 행보
‘유쾌한, 아래로부터의 반란’ 지향해 2년 간 전국 강연, 국민 목소리 들어
반크 박기태 단장, 새물결당 글로벌 부위원장 참여 눈길
기득권 둑 허물어, 기회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대한민국 꿈꿔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이지완 기자] 검은 물 9잔과 하얀 물 1잔이 섞인 10잔의 물은 무슨 색일까. 아주 옅은 흰 빛이 도는 검은 물이 될까. 아마, 9잔의 검은 물은 흔적도 없이 하얀 물을 집어삼킬 것이다. 개혁을 꿈꾸며, 고이고 고여서 고착화된 세계로 들어선 이들은 그렇게 흔적 없이 사라지곤 한다. 국가와 사회의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려운 시점이다.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20대 대선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새로운물결당 김동연 후보는 검은 물이 가득 찬 곳에 하얀 물이 되어 들어가지 않고, 아예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겠다는 뜻을 갖고 대선에 임한다. 고착화된 기득권 양당 정치 구조에서 ‘제 3지대’라는 지칭을 거부하면서, 수원(水原)이 다른 물결을 일으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선거캠프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선거캠프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세대별, 특정 성별 표심을 공략하려 여성가족부 폐지, 병역 문제, 국가 안보 이슈, 부동산 이슈 등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진흙탕 대선 과정에서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문화예술 전문 언론지로서, 적어도 문화‧예술에 대해 논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당 대통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를 맡았고, 성향이 모두 다른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고위 관료를 맡은 인물이다. 그는 퇴임 이후 여‧야당에서 모두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관직을 떠나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행보를 택했다. 김 후보는 노련한 관료이기도 했지만, 아주대학교 총장직을 맡아 청년들 곁에 가까이 서있던 인물이기도 했다.

김 후보가 아주대 총장 시기에 추진했던 시도들은 꽤나 유명하다. ‘SOS장학금’이라는 제도를 마련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긴급히 도와줬고, ‘파란학기제’를 도입해 학생들 스스로가 강의를 만들고 학점을 얻을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항상 학생들 곁에 서서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총장으로 변화에 함께 동참했다.

김 후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 중 인상 깊게 본 일화가 있다. 고시 공부를 하며, 지금의 아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매일같이 그림엽서를 써서 보냈다는 이야기다.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김 후보 부인 정우영씨는 그 엽서들을 모두 갈무리해 앨범으로 간직하고 있다. 정우영씨는 내용과 묘하게 어울리는 엽서의 그림 때문에, 어느 순간 그 엽서들을 기다리게 됐다고 한다. 김 후보는 좋은 그림이 있으면 한 장씩 엽서를 사 모아, 때때마다 맞는 엽서를 골라 편지를 썼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김 후보는 출장을 가서 아내에게 그림엽서를 보냈고, 일상 속에서 다툰 날이면 진심 어린 편지를 3,4장씩 써놓고 출근했다 한다.

대선은 사회를 향해 닫혀있고, 외면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끈덕지게 붙잡고 진심을 전하는 이에게 길이 열린다고 본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선별해 진심을 전한 이가 국민에게는 어떤 러브레터를 쓸지 궁금했다.

기존 정당 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당을 창당하고, 대선 행보를 시작한 김 후보에게는 20대 대선 주자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도덕성을 가졌다는 수식어와 함께, ‘지지율 빼고 다 가진 후보’라는 표현이 따라붙기도 한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그의 여정은 또 어떤 수식어를 만들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유쾌한 반란’,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힘 있게 강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연 그의 반란이, 또 하나의 기득권인 문화계도 흔들 수 있을까.

먼저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새해 첫 일정으로 여주 세종대왕릉을 찾았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2022년 새해를 맞아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경제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 세종대왕릉을 찾았다. 세종대왕은 <세종실록>에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民惟邦本, 食爲民天)”라고 말했다. 이 표현이 여덟 번이나 나온다. ‘밥’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바로 민생이자 경제다.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터널 속에서 민생과 경제가 걱정이다. 그런데, 이 터널이 끝나도 문제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민생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그리고 앞으로 10~20년 후 먹거리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문화는 정치, 경제 분야에 언제나 밀리는 후순위다.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웠지만, 문화예술계와 문화예술인들의 절망도 컸다. 여러 제도가 생겼지만, 여전히 문화예술인들은 생계가 어렵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고민들을 듣고 싶다.

지난 8일 홍대 정문 근처의 소극장에서 연극인, 개그맨, 가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 대화를 나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치는 모습이 정말 좋았지만, 직접 현장의 애로사항들을 들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서는 이 분야 종사자들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의 권리보장과 복지 강화를 위해서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창작준비금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그리고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을 적극 보호하고, 문화예술 관련 산업의 무역수지 확대를 위해서 노력하겠다.

▲인터뷰 중 미소를 짓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인터뷰 중 미소를 짓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기득권 나라를 기회의 나라로’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문화 분야는 소신 있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지만, 기득권 인사들이 장악한 분야기도 하다. 지난해 국립국악원장은 ‘환승 인사’ 논란이 일었고, 2017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연관된 인물이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문화계의 기득권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기득권의 둑을 허물어 기회가 사회 전체에 고르게 퍼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문화계 경우도 강고한 기득권이 형성돼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치권력과의 연결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기득권 카르텔’이다. 그래서 정치개혁, 정치세력 교체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기존 정치권에 어떤 빚도 없는 김동연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부한다. 새로운 물결이 흐르는 정부에서 부당한 인사는 불가능할 것이다.

‘5개의 서울 만들기’라는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2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문화 분야에선 지역 내 문화바우처 제공이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지난해 이건희 기증미술관 건립지가 서울로 선정되면서, 지역 간 문화격차 문제가 불거졌다. 문화를 즐길 자본이 없어서 문화를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니다. 문화를 즐길 거점,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지방 문화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 지역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지역문화 플랫폼 확산에 힘쓰겠다. 구체적으로, 지역박물관 및 문화공간을 시민을 위한 플랫폼 공간으로 지정·지원하고, 메타버스를 통한 지역문화 소개 플랫폼을 제작하는데 지원하겠다.

지방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거점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편적 문화 향유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소득층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계층의 경우 주변에 즐길 거리가 많아도, 그것을 실제로 향유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그래서 문화·관광기금을 조성해서 “국민문화관광기회보장제도”를 실시하고자 한다. 필요한 기금은 면세품 판매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카지노 및 경마 등 사행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충당하면 된다.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하는 등, 다른 후보들보다 비교적 청년 세대와 가까웠다. 아동 복지, 교육 개혁, 미래세대를 위한 구조 개혁 등 다음 세대를 위한 공약들이 돋보인다. “기성세대가 ‘나도 젊을 때 힘들었다’고 하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그보다 훨씬 힘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세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는가.

어려웠던 성장환경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만 17세에 여섯 명의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됐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 너무 무거운 짐을 졌는데,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그 시절을 견뎌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다행히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이 그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었고, 또 노력하면 기회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기회 자체가 별로 없다. 출발선에서부터 겪는 불공정으로 좌절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 청년들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대총장 시절 ‘After You’, ‘파란학기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려운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했던 경험이 있다.

34년 간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2년 반 동안 전국 강연을 다니며,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어떤 경험이었나.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정말 많은 국민을 만났다. 농민, 어민, 소상공인, 중소기업가, 취업준비생, 대학생, 주부 등. 대부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그 분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 다 판단을 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삶이 힘든 와중에도 이웃들과 서로 도와가며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모습들 이었다.

여수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씀이 가슴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 분은 “예전에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국민이 나라를 걱정한다”라고 한탄했다. 정부에 오랫동안 몸담아왔고, 어떻게 보면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 국민의 수준을 정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전국 이곳저곳을 찾아다닐 당시엔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치를 시작한 지금은 그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나라와 이웃을 생각하는 시민의 마음과 삶의 지혜를 신뢰하게 된 계기였기 때문이다. 발로 뛰어 느낀 경험을 잊지 않고,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과 동행하도록 하겠다.

▲인터뷰에 집중해 답하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국무총리 제안도 있었고 기존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새물결’을 창당해 대선후보로 나온 것은 큰 결심이 있었기 때문일 것 같다. ‘새물결’이라는 당명을 쓴 것도 궁금하다.

대한민국의 대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득권의 둑을 허물 수 있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자는 의미다. ‘새로운물결’은 기존 정치권의 힘에 기대지 않고, 또 여의도의 정치문법을 추종하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일으켜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를 하겠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새로운물결’과 함께 세 가지 큰 물줄기를 만들고자 한다. 부패를 쓸어버리는 물줄기, 기득권의 둑을 허물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물줄기, 그리고 기득권 양당정치를 바꾸는 물줄기다. 국민들이 가진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 도도한 변화의 물줄기를 만들어 내리라 믿고 있다.

반크 대표가 새물결 창당준비위원으로 참여해서 인상적이었다, 함께하고자 한 이유와 그쪽에서 수락한 이유도 궁금하다.

새로운물결의 창당준비부위원장으로 미래·경제·글로벌을 상징하는 세 사람을 모았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글로벌 부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서 반크 사무실을 방문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독도를 못 가봤다. 박 단장을 비롯한 반크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분들이 독도를 ‘독립운동가의 심장’이라고 말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날의 대화는 독도에 대한 나의 인식이 ‘평화’, ‘일본과의 갈등’, ‘주권 확보’ 정도에 국한돼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날이기도 했다.

반크와 박기태 단장처럼 적극적으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와 정치를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박기태 단장이 내 부탁에 흔쾌히 응해 줘, 좋은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

이번 질문은 저희 서울문화투데이와도 인연이 있었던 내용인데, 몇 년 전 순천에서 열린 낙안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셨다. 낙안읍성의 고유성을 잘 살려나가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을 가진 토론회였는데 문화재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과 정책을 듣고 싶다.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2019년 순천 낙안읍성을 방문해서 낙안읍성 유네스코 문화재 등재에 대한 생각을 나눈 적이 있다. 낙안읍성 등재를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 ‘진정성과 완전성’ 등 필수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유네스코 등재는 왜 하려는 것인지’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문화유산 등재가 되면 산재해 있는 여러 분야의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해 있다. 수단이 목적이 돼버린 형국이라 본다. 문화재는 발굴‧보존도 중요하지만, 그 속의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까지 연결돼야 의미가 있다.

평소 즐겨하는 문화생활이 있다면. 내 인생의 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영화나 연극, 뮤지컬 같은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즐겨 찾는 장소이고, 스포츠 관람도 즐긴다. 특히 야구는 전문 기록원들이 사용하는 기록지를 작성하면서 볼 정도로 푹 빠져있기도 했다. 며칠 전에 유튜브 ‘썩 코치의 야구쑈’에 출연해서 모처럼 야구 이야기도 하고 직접 시구도 해봤는데,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특히 고전 완역판을 즐겨 읽는다. 고전은 읽는 나이 대에 따라서 느낌과 감동이 다른 책이다. 인생의 책은 <레미제라블>이다. 완역판은 2천 페이지가 넘는 대작인데,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을 느낀다. 1,500페이지가 넘는 <몽테크리스트 백작> 완역판도 좋아한다. 한 가지 추천할 게 있다면, 고전의 감동을 오롯이 느끼려면 요약판이 아니라 완역판을 읽으면 좋다는 것이다.

결혼 전 아내에게 고시 공부를 하며 그림엽서를 꾸준히 보냈다고 들었다. 편지 내용과 엽서의 그림이 묘하게 일치해 부인이 엽서를 받는 것을 기다렸다고도 했는데, 당시 그림(작가 포함)과 내용을 어떻게 매칭했는지 궁금하다.

그림에 특출한 소양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시절은 그림엽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때였다. 그래서 좋은 그림이 있는 엽서가 눈에 띌 때마다 사놓고 그 그림에 맞는 내용으로 편지를 썼었다.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그림에 취미도 붙고 그랬던 것 같고, 이점을 아내가 좋게 평해준 것 같다.

젊은 시절이었고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내 문화적 소양을 다 쏟아 부었던 것 같다. (웃음) 문화적인 창의성은 사랑할 때 가장 극대화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질문을 귀기울여 듣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질문을 귀기울여 듣고 있는 김동연 대통령 후보 (사진=김동연 선거캠프 제공)

다시 정치 부분으로 돌아가서, 한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들을 지칭하는 말들을 재밌게 봤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불신 후보’라고 칭했다. 본인은 어떤 후보로 칭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금기를 깬 후보’로 불리면 좋겠다.

‘유쾌한 반란’이란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제3지대’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시작을 꿈꾸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지지율과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평도 있는데, 대선 완주 포부를 비췄다.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 근원에는 ‘승자독식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소수의 승자가 대부분의 몫을 가져가는 불공정 시스템이 고착화된 사회다. 이런 기득권 공화국을 모든 국민이 골고루 좋은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대선에 출마했다.

기득권 양당정치를 반드시 개혁할 것이다. 기득권의 둑을 허물고 기회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나라를 만들겠다. 그리고, 부패를 쓸어버리겠다. 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자 옳은 길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믿음에 부응해 뚜벅뚜벅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가겠다. 성원과 동참을 부탁한다.

끝으로 새해를 맞아 서울문화투데이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문화예술 전문 종합언론인 서울문화투데이 독자 여러분! 코로나19로 인해서 지난 2년 동안 문화예술을 즐길 기회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빨리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위해서는 마음 놓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생계 대책까지 함께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기를 염원하셨던 백범 김구 선생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