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과 장식-재주와 솜씨-기억의 공유’ 주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자개’를 주제로 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개방형 수장고의 세 번째 수장형 전시가 열렸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오는 8월 27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수장고(16수장고)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자개’를 주제로, 손대현(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명장, 류지안 작가 등 자개를 다루는 공예작가 8명의 작품,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나전칠기 등 17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2023 공예주간》과 연계해 진흥원과의 협력 전시로 진행한다.
전시는 ‘실용과 장식-재주와 솜씨-기억의 공유’를 주제로, 조선시대 나전칠기 120여 점과 더불어 전통을 잇는 명장과 공예작가들의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축적된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나전(螺鈿)은 전복이나 소라 등의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를 활용해 문양을 만드는 칠기의 장식 기법이고, 나전칠기(螺鈿漆器)는 ‘나전’과 옻칠을 한 기물인 ‘칠기’의 합성어이다. 고려시대 대표 공예품인 나전칠기는 점차 사용자가 확대되고 기물의 형태도 다양해져 물건을 담는 함이나 가구 외에도, 소반과 베갯모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이번 특별전에서 공개되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은 조선미술품제작소(1922~1936) 나전부 소속 장인 김영주(金榮柱/1906~1987)가 본인의 혼례용으로 만든 <자개 장생무늬 혼수함>, 나전칠기의 본고장인 통영에서 활동한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명예 보유자 송방웅(宋芳雄 /1940~2020) 장인이 제작한 <자개 원앙무늬 보석함>, 조선시대 대표적인 나전칠기인 소나무‧사슴‧불로초‧학과 같이 장수를 기원하는 무늬가 장식된 <자개 장생무늬 함>과 <자개 이층농>, 1970~80년대에 혼수품의 하나로 유행한 <자개 쌍문갑> 등이 있다.
더불어 오랫동안 숲의 근원인 나무와 바다에서 온 자개를 근간으로 생명의 순환과 영속성을 빛과 결로서 조형화 한 작업을 선보인 김덕용 작가의 <결-심현>, 영롱한 자개 빛에 이끌려 나전칠기에 입문하여 3대 수곡(守谷)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장이 된 손대현 장인(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의 <나전 건칠 달항아리>, 현대적 감성으로 가구부터 회화와 오브제에 자개로 빛을 새기는 류지안 작가의 <OBLIQUE_H01>, 자개로 파도의 일렁임을 표현하여 차갑고 단단한 금속 기물에 생명력을 더한 김현주 작가의 <Draw a Circle Series>, 전통적인 소재인 자개에 레진을 접목해 현대적인 색감과 표현을 더한 장혜경 작가의 <자개트레이> 등 현대적 미학이 담긴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박물관의 지식과 정보를 개방하고 ‘어디서든’ 공유하고 ‘누구나’ 활용하는 개방형 수장고의 가치 실현을 위한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박물관은 “자개를 주제로 한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은 현대 공예작가들의 전통에 대한 재해석의 시각과 활용의 가치를 보여주는 수장형 전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오랜 시간 귀하게 여겨지고 사랑받아온 나전칠기를 통해 우리 일상을 반짝이게 했던 옛 물건에 장식된 ‘자개’의 가치를 되새기며 눈도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전시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