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마돈나의 히트곡으로 전하는 여자들의 우정, DIMF 개막작 <홀리데이>
[현장스케치] 마돈나의 히트곡으로 전하는 여자들의 우정, DIMF 개막작 <홀리데이>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6.22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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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프랑스 초연, 해외 공연 위해 영어 개작
오는 23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네 명의 어린 시절 친구들이 14년 만에 모인 자리,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한 베로니카가 무대에 등장하자 마돈나의 ‘후즈 댓 걸?(Who’s that girl?)‘이 흘러나온다. 

팝의 여왕 마돈나의 히트곡 19곡을 엮어 만든 <홀리데이>가 2024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DIMF)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오는 23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초연 후 북유럽 및 라스베이거스 투어 중이던 <홀리데이>는 딤프 공연을 위해 일정을 조율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기업의 상속녀인 프랑스계 미국인 루이즈(줄리엣 베하르, Juliette Behar)가 14년간 만나지 못한 세 친구 베로니카(파니 델레이그, Fanny Delaigue), 수잔(마를렌 샤프, Marlene Schaff), 니키(하모니 디봉그 레비, Harmony Dibongue-levy)를 어린시절 방학이면 모였던 그들만의 추억의 장소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개막일이었던 지난 21일, 공연에 앞서 <홀리데이>의 주요 출연진과 나단 기세(Nathan Guicher) 연출,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단 기셰 연출은 “평소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특히, 딸이 K팝 팬이라 더욱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공연 기회가 생겨 기꺼이 투어 일정을 조율했다”라며 “듣던 대로 한국의 좋은 점들을 직접 경험하게 되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새롭고 웅장한 버전으로 선보이게 됐다. 열정적이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변화된 버전을 가장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홀리데이>의 초연 버전은 중소극장 규모였으나, 이번에 딤프 공연을 위해 대극장 버전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더불어, 영상으로 대체되었던 남자 댄서들의 안무 장면에 실제 댄서들이 등장하여 극에 풍성함을 더한다. 

에디트 피아프 등 유명하고 훌륭한 프랑스 가수들을 두고 왜 마돈나의 음악을 선택했냐는 질문에는 “워낙 마돈나의 빅팬이기도 한데다 에디트 피아프나 마이클 잭슨을 다룬 뮤지컬은 이미 있지만 마돈나는 처음이어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프랑스에서 초연한 <홀리데이>는 해외 공연을 위해 불어로 쓰였던 원작을 영어로 번역했다. 나단 기셰 연출은 “월드스타인 마돈나의 음악을 다루고 있는 만큼, 이 작품을 전 세계에 알리고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 영어 버전으로 재제작했다”라며 “루이스 역의 줄리엣 베하르와 베로니카 파니 델레이그는 미국계 프랑스인으로 캐스팅했고 니키와 수잔 역의 하모니 디봉그 레비와 마를렌 샤프는 영어 버전 공연을 위해 새로 캐스팅한 배우들”이라고 전했다. 

루이스 역의 줄리엣 베하르는 “<홀리데이>는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모였던 여자들의 시간을 담고 있다. 마돈나 특유의 스타일을 좀 더 잘 표현해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여자들의 우정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수잔 역의 마를렌 샤프 “팝의 여왕 마돈나는 화려한 의상과 소품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인간적이고 겸손하며 페미니스트적 면모도 가지고 있는 강인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내 모습이 그녀와 닮진 않았지만, 모든 것은 진정한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수잔 역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딤프가 10주년이 되던 해부터 급속도로 발전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10주년을 기점으로 해외에서 먼저 딤프에 작품 컨텍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한 3년 동안 침체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아직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은 것 같지만, 세계 시장에서 국내 뮤지컬 작품들의 위상은 매우 높다”라고 밝혔다. 

이어 “딤프는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선보이며 뮤지컬의 문턱을 낮추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요즘 서울에서 대극장 VIP석 1매 가격이면, 딤프에서 3~4명 패키지로 가족끼리 관람이 가능하다”라며 “개ㆍ폐막작을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을 선택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이려 하고 있다. 제가 항상 ‘뮤지컬로 행복한 도시 대구’를 강조하는데, 뮤지컬로 하여금 가족, 연인, 친구들이 딤프에 오셔서 행복한 나를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드레스 리허설 장면
▲제18회 202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홀리데이> ‘후즈 댓 걸?(Who’s that girl?)‘ 드레스 리허설 장면

이날 기자간담회는 평일임에도 전국에서 다양한 매체의 취재진들이 모여, 개막작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 전 드레스 리허설로 작품 속 넘버 두 장면을 시연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다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출과 배우들 모두 적극적으로 질문에 답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통역이 매끄럽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불어만 가능한 프랑스인 연출과 영어가 가능한 배우들의 답변을 한국 취재진에게 전달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어 통역을 담당한 통역사가 답변을 많은 부분 축약ㆍ변형했고, 심지어 질문을 전달하지 않은 채 임의로 본인이 답변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였다. 개막작을 위해 페스티벌 측과 공연 제작진 측이 모두 공을 들인 만큼, 이를 설명하고 전달하는 과정에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바이다. 

한편, 뮤지컬 <홀리데이>는 오는 오는 23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토요일 오후 3시ㆍ7시, 일요일 오후 2시ㆍ6시 공연. R석 7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