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기관의제 ‘행동’, 전시의제 ‘행성’…서울시립미술관, 신년 전시 계획 발표
[현장에서] 기관의제 ‘행동’, 전시의제 ‘행성’…서울시립미술관, 신년 전시 계획 발표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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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운영 계획 수립 및 실행
서울시립사진미술관·서서울미술관 올해 개관 앞둬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이 ‘동시대 미술 지식과 경험의 중심, 서울시립미술관’을 올해 슬로건으로 삼았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난 20일(월) 기자간담회를 개최, 신년 운영 및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최은주 관장.
▲지난 20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최은주 관장.

기자간담회에서는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의 개관 시기와 운영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정소라 학예연구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3월 준공, 올해 하반기 개관 예정이다. 개관전은 다원예술을 주제로 서서울미술관 소장 미디어 아트 소장품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며, 지역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의미와 운영 방향성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김성은 운영부장은 "약 10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동시대적인 의미의 변화와 유연하고 보편한 매체적 특성에서 논의가 시작됐다"라며, "지난 10년간 한국의 사진사를 정리해 새로이 정립할 수 있도록 약 2만여 점의 작품과 자료를 수집했다. 단순히 사진사를 기록하는 아카이브나 박물관이 아닌 미술관으로서, 예술적 매체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전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크리스찬 히다카(Christian Hidaka), 황금기(Scène dorée), 2023, 린넨에 오일 템페라, 200 x 165 cm
▲크리스찬 히다카(Christian Hidaka), 황금기(Scène dorée), 2023, 린넨에 오일 템페라, 200 x 165 cm

국제교류 네트워크 확장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은 세계 여러 도시와의 문화적 연결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3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2024년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협력 기관을 발굴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동유럽과 북유럽으로 교류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폴란드의 아담 미츠키에비치 문화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바르샤바 시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함께 작가 교류 및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아부다비와 상하이, 홍콩 등지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도 계속해서 진행된다.

‘네트워크형 미술관’ 체제 구축

2025년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울시립사진미술관과 서서울미술관의 개관을 통해 ‘네트워크형 미술관’ 체제를 완성한다. 각 분관은 독특한 특화된 매체와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립미술관을 동시대 미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한다. 본관과 분관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협력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획력 고도화와 학예 역량 강화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의 중기 운영 계획에 따라 기관의제와 전시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주요 의제는 ‘행동’, ‘창작’, ‘연대’로, 이를 통해 시대적, 사회적 문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또한, 미술관의 학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워크숍을 운영하며, 온라인 출판 플랫폼 ‘세마 코랄’을 통해 연구와 소통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홍진훤. 굿 애프터눈.굿 이브닝.굿 나잇 v2.0.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 설치 전경. 2021. 서울시립미술관.
▲홍진훤. 굿 애프터눈.굿 이브닝.굿 나잇 v2.0.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 설치 전경. 2021. 서울시립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환경 조성

서울시립미술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성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25년에는 ‘모두를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학급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감상 프로그램, 장애 예술인과의 연계 워크숍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시설과 환경 개선에 대한 정책도 확장한다. 점자블록과 안내판을 설치하고, 전시장 내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등 관람의 편리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정책의 시작

서울시립미술관은 기후위기와 생태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세마 이콜로지’ 사업을 통해 예술가들과 협력하여 미술관 내 탄소 감축과 폐기물 감소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서울시립미술관형 지속가능한 정책 보고서와 매뉴얼을 개발할 예정이다.

2025년 전시 계획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 동안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서소문본관에서는 최재은 작가의 회고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50여 년 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명의 순환을 깊이 탐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행동’을 실행하는 예술가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가시화하는 《말하는 머리들》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더불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립미술관과 가나아트컬렉션이 함께 마련한 전시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는 6·25전쟁과 분단, 화합의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강명희, 서광동리에 살면서, 2018-19, 캔버스에 유채, 288x500cm
▲강명희, 서광동리에 살면서, 2018-19, 캔버스에 유채, 288x500cm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정치적 불화와 미적·예술적 행동’을 주제로 한 《장영혜중공업 vs. 홍진훤》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정치적 메시지와 예술적 행위의 경계를 어떻게 탐색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떨어지는 눈》 전시는 시각성과 이미지의 문제를 중의적으로 풀어내며 동시대 회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일본계 영국 작가 크리스찬 히다카의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 전시는 동서양의 회화사와 화법을 혼합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친다.

남서울미술관에서는 한국 미술계의 중요한 작가들을 조망하는 전시들이 준비된다. 《강명희 개인전》은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한 강명희 작가의 60여 년간의 작품 여정을 총망라한 전시로, 그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다양한 시기를 아우른다. 또 다른 전시 《전국광 개인전》은 한국 모더니즘 추상조각의 주요 작가인 전국광의 대표작을 소개하며, 그동안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개관을 기념해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은 한국 사진예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다섯 명의 작가를 조명하며, 사진미술관 건립에 대한 동시대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을 담은 《스토리지 스토리》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두 전시는 한국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장영혜중공업, 수난받는 TV — 가망이 없다, M+ 미술관(홍콩) 설치 전경, 2021-22
▲장영혜중공업, 수난받는 TV — 가망이 없다, M+ 미술관(홍콩) 설치 전경, 2021-22

서서울미술관은 2025년 봄부터 “회화반격”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회화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그림이라는 별세계 - 이건희컬렉션과 함께》 전시는 이건희컬렉션에서 선정된 회화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평면 회화 고유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또한, 동시대 회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떨어지는 눈》과 일본계 영국 작가 크리스찬 히다카의 전시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도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중요한 국제전시인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올해도 예술, 사회, 정신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을 탐구하는 주제로 열린다. 이 외에도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ADMAF)과 협력하여 아랍에미리트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 《강렬한 근접성》이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아부다비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에서는 GCC 지역 최대 규모의 한국 동시대 미술 전시인 《Layered Medium: We Are in Open Circuits》가 펼쳐진다. 또, 한국 팝아트를 동시대 미술의 맥락 속에서 다시 조명하는 《키치 앤 팝》 전시가 상하이와 홍콩 한국문화원을 순회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에도 관객들에게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